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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 맨유)의 사과에는 진정성이 있었을까.
호날두는 지난 9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에버턴전에서 사고를 쳤다. 0-1로 경기를 마치고 나오면서 상대팀 에버턴의 소년 팬에게 화를 냈다.
맨유 선수단이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도중에 사건이 발생했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 팬 제이콥 하딩이 사진을 찍기 위해 휴대폰을 들이밀었다. 하지만 호날두가 이 휴대폰을 바닥으로 세게 내리쳤다. 결국 해당 휴대폰은 액정이 산산조각 났다. 이 장면이 다른 팬들의 카메라에 찍혀 전 세계에 퍼졌다.
논란이 커지자 호날두는 자신의 개인 SNS에 “바로 앞에 있는 어려운 순간에 감정을 다루는 건 절대 쉽지 않다. 그래도 우리는 축구를 좋아하는 모든 어린 친구들을 항상 존중하고, 인내하며,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나는 오늘 내가 표출한 분노를 사과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그 어린이 팬(하딩)을 맨유 홈 구장인 올드 트래포드로 초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공개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남긴 것이다. 많은 팬들이 댓글로 호날두의 태도를 지적했다.
하딩의 어머니 사라 켈리가 언론 인터뷰에 나섰다. 켈리는 ‘텔레그라프’를 통해 “호날두의 사과 방식을 보고 더 화가 났다. 어쩜 저렇게도 무례할까 싶다. 공개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하는 사과는 진정한 사과가 아니다. SNS에 사과글을 올릴 게 아니라, 내 아들에게 직접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가족과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루트를 찾았어야 했다. 우리에게 연락해 직접 사과를 했다면 기쁘게 받아줬을 수 있다.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 가족에게 직접 연락했을 것”이라며 “SNS에 올리는 식의 사과는 정말 무례하다. 아주 몰상식한 사과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켈리는 “내 아들과 같이 축구장에 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호날두를 만나기 전까지는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날 마지막 5분이 우리를 망쳤다. 충격적인 순간이었다”면서 “아들에게 ‘호날두가 맨유로 초대한다는데 가고 싶어?’라고 물었다. 아들은 ‘아뇨. 호날두를 절대 보지 않을 거예요’라고 하더라. 에버턴 팬인 우리 가족이 왜 맨유 경기장에 놀러가겠나”라고 호소했다.
[사진 = 스포츠 바이블]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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