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진은 충분히, 많이 당할 것이다."
팬들에게 당당히 삼진을 당할 것이라고 다짐한 외국인타자가 있다. 주인공은 SSG 뉴 페이스 케빈 크론. 트리플A 홈런왕에 일본프로야구 경험도 있다. 화려한 스펙이 전부는 아니지만, 기대를 모으는 건 사실이다.
개막 후 8경기까지 실적은 처참하다. 31타수 6안타 타율 0.194 1홈런 5타점 2득점 OPS 0.574, 득점권타율 0.231이다. 안타 6개 중 3개가 2루타 이상의 장타. 그러나 안타 자체가 가뭄에 콩 나듯 한다.
8일 인천 KIA전서 2루타만 두 방을 터트리며 상승궤도를 그릴 것으로 보였다. 더구나 'KIA 103억원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해 얻은 결과였다. 그러나 이후 2경기 연속 침묵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KBO리그 투수들에게 여전히 적응하는 기간.
삼진이 안타보다 2개 많은 6개다. 전형적인 중, 장거리 타자라서 삼진이 세금이다. 크론도 당당하다. "타격 스타일상 삼진을 떼놓을 수 없다. 삼진은 충분히, 많이 당할 것이다"라고 했다. 단, 삼진도 납득할 수 있는 삼진과 그렇지 않은 삼진이 있다.
타자가 어차피 모든 공에 좋은 스윙을 할 수 없다. 크론은 노린 구종이 아닌 공에 삼진을 당하는 건 괜찮다는 입장이다. "땅으로 떨어지는 유인구에 안 좋은 스윙을 해서 삼진을 당하는 것보다 노린 공이 아닌 공에 삼진을 당하는 건 괜찮다. 스트라이크라도 강하게 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노려야 한다"라고 했다.
삼진을 잘 당하면서,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하체활용이다. 크론은 "스윙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다. 시범경기 기간부터 최근 몇 경기서도 하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급했던 경향이 있다. 코치님들이 하체 활용 방안에 대해 많이 얘기해줬다"라고 했다. 우타자를 담당하는 정경배 코치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
배려도 받는다. 크론은 "미국에서 훈련했던 방법이 있고 루틴이 있다. 코치님들과 공유했고, 미국에서 했던 훈련을 할 수 있게 도움을 받는다"라고 했다. 리그가 바뀌었다고 해서 익숙했던 방식을 버릴 필요는 없다는 판단.
크론이 앞으로 얼마나 삼진을 더 당할까. SSG는 크론의 부진에도 잘 나간다. 때문에 크론의 KBO리그 적응 및 실력 발휘까지 충분히 기다려줄 여유가 있다. 김원형 감독은 현재 잘 맞는 타자들이 훗날 부진할 때, 크론을 비롯한 부진한 타자들이 페이스를 올려 제 몫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크론이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180도 대반전을 꿈꾼다.
[크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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