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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자랑스러운 제자들의 헹가래를 받은 북일고 이상군(60) 감독은 뒤돌아 감격의 눈물을 흘렸을 것 같다. ‘전(前) 한화 감독 대행’ 꼬리표를 달고 다니다가 마침내 정식 감독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빙그레 이글스 시절 언더스로 한희민과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로 한화 이글스를 상징하는 레전드 이상군(60) 감독이 이끄는 (천안) 북일고가 1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 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강호 장충고를 8-3으로 누르고 88개팀이 참가한 고교 최대 규모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상군감독은 1986년 한화 이글스(당시 빙그레)의 창단 멤버로 1999년 한화 이글스의 마지막이자 유일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한 지도자다. 그 후 한화가 지난 시즌까지 22년 째 우승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상군감독은 한화그룹이 설립한 학교법인 북일고의 우승을 이끌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상군감독은 투수 겸 플레잉코치였던 1999년 이후 무려 23년 만에 팀 우승의 감격을 감독으로서 누렸다.
이상군감독은 2017년 자진 사퇴한 ‘야신(野神)’ 김성근감독의 뒤를 이어 시즌 초반인 5월24일 ‘독(毒)이 든 성배’인 감독 대행을 맡아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그는 시즌 후 정식 감독이 되지 못하고 ‘기술 자문위원’으로 물러났다. 차기 감독은 한화 후배 투수 출신으로 두산 베어스 코치를 하고 있던 한용덕이 영입됐다.
이상군감독은 한화 스카우트 총괄을 거쳐 2020년 11월 모교 북일고로 돌아 가 마침내 우승의 한(恨)을 풀었다. 북일고의 전국대회 우승은 2012년 황금사자기 이후 10년 만이다.
이상군감독은 1996년 통산 94승을 거두고 은퇴했다가 1999시즌 플레잉코치로 복귀해 5승을 추가하고 이듬해인 2000시즌 1승을 보태 정확하게 100승을 채우고 최종 은퇴했다. 1999년 한화 이글스는 이희수 감독의 지휘로 한국시리즈에 진출 롯데를,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당시 우승 주역 투수들 중의 한 명이 정민철 현 단장이다.
한화 이글스 구단은 2017년 5월 김성근감독이 사퇴 의사를 밝히자 일대 혼란에 빠졌다. 박종훈 단장을 발탁하면서 감독 선수단과의 갈등이 지속되다가 결국 김성근감독이 스스로 물러났다.
문제는 당시 김성근감독의 사람인 김광수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기가 곤란해 사양한 것이다. 구단으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팀을 추슬러야 했기에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이상군 투수코치를 대행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창단 멤버 출신 첫 한화 감독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상군 감독대행에게 어떤 이유에서인지 끝내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김성근감독이 떠나면서 한화는 이상군 감독 대행-한용덕 감독-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용덕감독 시절인 2018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이 마지막 포스트시즌이었고 2020~2021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사진=마이데일리 DB, SSG]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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