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15년간 뛰었던 롯데를 떠나 NC로 이적한 손아섭(34)이 개막 이후 홈 5연전에서 무안타를 기록하며 마음고생이 심했다.
옛 동료들과의 첫 맞대결이었던 '손아섭 더비'라 불리며 주목을 끌었단 롯데와의 3연전에서도 무안타로 침묵했다.
손아섭은 통산 타율 0.324에 2077안타 165홈런 OPS 0.866을 기록한 현역 선수 타율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다. NC가 64억 원에 FA로 영입을 했다는 건 그만큼 손아섭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정교한 타격과 포기하지 않는 주루 플레이는 손아섭의 트레이드 마크다. 현역 시절 양준혁을 보는 듯 타격 후 1루를 향해 전력질주하는 모습에 많은 야구팬들이 박수를 보내는 선수다.
NC는 젊은 유망주들이 많은 팀이다. 손아섭은 개인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특유의 유쾌함으로 젊은 선수들을 이끌며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선수다. 그런데 팀을 옮긴 뒤 홈 팬들 앞에서 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는 건 본인에게도 엄청난 스트레스였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서도 손아섭은 후배들을 챙기며 팀 분위기를 살리려 노력했다.
지난 6일 NC는 개막 3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100억 사나이' 박건우도 1안타에 그치고 있었고 새로운 4번타자 외국인 선수 마티니도 좀처럼 안타를 신고하지 못하고 있었다. 두산 시절 우승도 여러 차례 하고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박건우조차 계속된 부진에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상황이었다.
손아섭도 안타가 없었고 친정팀 롯데와의 맞대결이라 긴장이 많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손아섭은 본인이 팀에 해야 할 역할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1회초 수비에 들어가기 전 선수들을 모아놓고 한 명 한 명 일일이 시선을 맞추며 특유의 잇몸 미소와 즐거운 입담으로 분위기를 풀어줬다.
손아섭 덕분일까 이날 NC는 침묵하던 타선이 폭발하며 시즌 첫승을 거뒀다. 개막 이후 3경기 통틀어 단 2득점에 그치며 팀 타율이 0.077(91타수 7안타)까지 떨어진 타선이었지만 박건우가 3안타로 공격을 이끌었고 마티니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되찾았다.
비록 손아섭은 이날 경기에서도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개인보다 팀을 위하는 자세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한편 손아섭의 첫 안타는 지난 8일 잠실 LG 전에서 나왔다. 3회초 2루타를 때려내며 시즌 개막 후 22타석 만에 첫 안타를 신고했다. 8일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뒤늦게 타격감을 되찾은 손아섭은 9일 2안타, 10일 1안타를 각각 기록하며 타격 페이스를 올리기 시작했다.
손아섭의 타격 페이스는 지난 시즌과 비슷한 분위기다. 시즌 초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지만 날씨가 따뜻해지자 반등에 성공했고 타율 0.319 173안타로 시즌을 마쳤다.
주전으로 경기에 나서기 시작한 지난 2010시즌부터 작년까지 아쉽게 타율 0.295로 3할을 기록하지 못한 2019시즌을 제외하면 매년 3할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한 타자가 손아섭이다.
3000루타 기록을 앞두고 있는 손아섭은 개인 성적과 NC 우승이라는 팀 성적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후배들에게 농담을 건내며 편하게 팀을 이끄는 NC 손아섭. 사진 = 창원(경남)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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