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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처음 봤는데 '저 사람을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박해수를 과연 누가 싫어할까. 소년 같고 해맑았다. 많이 반했다."
지난 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야차'의 주역 설경구가 한 말이다. 13일 화상으로 만난 그는 상대역 박해수에 대해 "연기를 떠나 사람이 좋았다. 어떻게 하면 호흡을 잘 맞출지 고민해본 적 없다. 촬영장뿐 아니라 밖에서도 술 한잔하며 이야기를 많이 했다"라고 칭찬을 쏟아냈다.
영화 '프리즌'(2017) 나현 감독이 선보인 첩보 액션 '야차'는 스파이들의 최대 접전지 중국 선양을 배경으로 국정원 비밀공작 전담 블랙팀과 특별감찰 검사, 각국 정보부 요원의 접전을 다룬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 기준, 수일째 영화 부문 전 세계 3위를 지키고 있다.
설경구가 사람 잡아먹는 귀신 '야차'로 불리는 블랙팀 팀장 지강인으로 분했다. 통제 불능에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무뢰한이지만, 주어진 임무와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끼지 않는 입체적인 매력을 가졌다.
현지인도 놀랄 만큼의 유창한 중국어와 일본어 실력은 물론, 유연한 몸놀림을 선보이며 몰입을 높인 설경구는 "감독님이 외국어, 총기 액션에 신경을 많이 썼다. 중국어, 일본어 선생님과 각본을 달달 외우고 현장에서 확인했다. 미진하면 후시 작업하며 추가했다"라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언어에 매달리면 배우로서 집중이 미흡해질까봐 선생님께 감독님 몰래 '건들지 말라'고 협박했다. 소소한 부분까지 소화를 못 할 수 있지 않냐. 전에 됐던 발음이 안 되기도 했다. 감독님이 외국어가 완벽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라며 "제가 능력 있는 건 아니다"라고 겸손해했다.
영화는 코로나19 탓에 극장 대신 안방으로 직행했다. OTT와 처음으로 손잡은 설경구는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 각본을 보고 한 번쯤 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라며 "처음부터 넷플릭스에서 시작한 영화가 아니다. OTT는 처음인데 아직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라고 털어놨다.
흥행 부담감은 없냐고 묻자 "너무 없다"라며 웃어 보였다. 설경구는 "피부에 안 와닿아 더 좋다. 큰 화면에서 못 보는 아쉬움은 있다. 제작 보고회에서 많은 '관람'이라 했다. '시청'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아 당황했다"라면서 "많은 시청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설경구는 선양으로 좌천된 검사 한지훈 역의 박해수를 두고 "너무 편하고 좋았다"라고 극찬했다.
박해수는 전 세계 흥행 돌풍을 일으킨 드라마 '오징어 게임'(2021)과 영화 '사냥의 시간'(2020) 등 넷플릭스 작품에 다수 출연하며 '넷플릭스 공무원'이란 수식어도 얻었다. 설경구는 박해수가 '야차'에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어줬다며 "좋은 성적을 낸 이유도 박해수가 아닌가. 지금의 성적은 박해수 덕을 많이 본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오징어 게임'은 저도 너무 재밌게 본 작품이다.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았다. 결과가 좋아서 '야차'에도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지치지 않는 체력의 비결은 줄넘기와 근력 운동이었다. 설경구는 "촬영 나가기 전 줄넘기를 한다. 주변에서 나이를 먹으면 근력 운동을 해야 한다더라. 촬영 다닐 때 장비를 많이 들고 다닌다. 전엔 줄넘기만 했다면 이젠 근력 운동을 섞어서 한다. 밤새 촬영하면 지친다. 힘들 때 되레 웃으려고 한다. 덜 지치고 덜 힘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호불호 갈리는 평가에도 의연한 반응이었다. 설경구는 "좋은 평도 아쉬운 평도 자양분이 된다"라며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면 된다"라고 했다.
영화 '야차'는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사진 = 넷플릭스]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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