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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미하엘 발락(45, 독일)이 20년 전 한일 월드컵 추억을 회상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2일 FIFA 디지털 플랫폼 ‘FIFA+’를 런칭하면서 2002 한일 월드컵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다큐멘터리 제목은 ‘2002: This is an Asian Odyssey‘이다. 이 대회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급부상한 발락이 지난날을 돌아봤다.
발락은 “그때만 해도 한창 성장하고 있을 때였다. 내가 독일 대표팀에서 중요한 선수인지 몰랐다”면서 “언론의 큰 관심과 비판이 내게는 부담이 됐다. ‘발락이 독일 대표팀에 꼭 필요한가?’라는 지적이 항상 있었다”고 털어놨다.
부담이 큰 만큼 얻은 것도 많은 발락이다. 발락은 “대표팀 생활을 거치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당시 대표팀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신력이 강했다. 조별리그 1차전부터 매경기 성공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결국 16강 토너먼트에 무사히 안착했다”고 언급했다.
독일은 16강에서 파라과이를 만나 1-0으로 승리했다. 8강에서는 미국을 상대 1-0으로 이겼다. 발락은 미국전에서 헤더슈팅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이 2경기를 돌아보며 “16강에서 파라과이를 만나고 싶었다. 8강에서는 미국과 붙고 싶었다”며 원하는 대진표대로 대회를 준비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솔직히 8강 미국전은 부담이 됐다. 힘든 경기였다. 하지만 올리버 칸 골키퍼가 그 경기에서 환상적인 선방쇼를 펼쳤다. 미국전이 끝나자마자 모든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체력적으로 한계가 다다랐다”고 덧붙였다.
그 다음 상대는 월드컵 개최국 한국. 독일과 한국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4강전을 치렀다. 발락은 “결승전 바로 직전까지 갔다. 월드컵 결승전은 축구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다. 그 긴장과 흥분은 누구도 알기 어려울 것”이라며 “내가 한국전에서 경고를 받으면 결승전에 결장한다는 걸 알았다. 어떻게든 경고를 안 받으려고 했다”고 들려줬다.
하지만 발락은 후반전에 이천수의 역습을 막기 위해 거친 태클을 범해 경고를 받았다. 발락은 “한국의 공격을 끊어야만 했다. 주심이 옐로카드를 꺼냈을 때 나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월드컵 결승전 바로 앞에서 결승전을 뛸 수 없게 됐다. 그래서 한국전 남은 시간 동안 모든 걸 쏟아 부었다”고 말했다.
결국 발락은 후반 중반에 2차례 연속 슈팅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환상적인 순간이었다”고 표현한 발락은 “비록 나는 결승전에 뛸 수 없지만 독일을 결승전으로 이끌었다. 월드컵 역사의 한 순간에 내가 관여할 수 있어서 기뻤다”며 웃었다.
발락을 잃은 독일은 결승전에서 브라질을 상대했다. 브라질은 강해도 너무 강했다. 당대 최고의 스트라이커 호나우도에게 내리 2실점을 내줘 0-2로 무너졌다. 결승전 내내 그라운드를 밟을 수 없었던 발락은 결승전이 끝난 후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사진 = AFPBBnews]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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