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수비만큼은 군더더기가 없다. 지난해까지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를 지켰던 외야의 딕슨 마차도라고 해도 무방한 정도다. 하지만 타격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곧 1할 타율도 깨질 기세다.
롯데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DJ 피터스와 총액 68만 달러(연봉 60만 달러, 옵션 8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선수단 내에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들이 늘어나면서, 외야로 향하는 타구 비중이 늘어났고, 넓어진 사직 구장에 적합한 선수라는 평가였다.
좋은 체격과 빠른 발, 뛰어난 운동신경, 언제든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는 파워를 갖췄다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확실했다. 바로 컨택 문제였다. 피터스는 LA 다저스 마이너리그 시절 2016년 루키 시즌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3할 타율을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롯데는 미국보다 평균 구속이 낮은 KBO리그에서는 피터스가 충분히 제 몫을 해낼 것이라 기대했다.
2m의 큰 키와 빠른 발을 활용한 수비는 감탄사를 자아낼 정도다. 타구 판단 능력도 나쁘지 않고, 중견수로서 범위도 매우 넓다. 하지만 현재까지 롯데의 기대에 비해 피터스의 타격 성적은 분명 아쉽다. 피터스는 10경기에 출전해 4안타 2타점 타율 0.108 OPS 0.466에 그치고 있다.
스타트는 분명 좋았다. 피터스는 지난 3일 키움 히어로즈와 개막 시리즈에서 2안타를 기록, 5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첫 홈런포를 포함해 두 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터뜨렸다. 하지만 이후 7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29타석 연속 무안타로 삼진은 10개에 달한다. 좀처럼 방망이에 공을 맞히지 못하고 있다.
14일 KIA전에서도 롯데가 3-2로 신승을 거뒀지만, 팀 득점에 기여도는 없었다. 피터스는 0-0으로 맞선 2회초 무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1루수 플라이에 그치더니, 2-0으로 앞선 3회초 2사 1, 2루에서도 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5회초 1사 1, 3루에서 또 내야 뜬공에 머물렀다. 그나마 네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낸 것이 유일한 활약이었다.
사령탑의 기대는 크다. 래리 서튼 감독은 피터스가 2005~2007년 KBO리그에서 뛰었던 자신보다 더 성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것도 KBO리그 선수들에 대한 적응 끝났을 때의 이야기다. 피터스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피터스는 서튼 감독과 대화를 통해 미국과 다른 변화구의 궤적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KBO리그 적응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잠재력과 가능성은 충분하다. 사령탑도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부진이 길어진다면, 외국인 선수의 가치는 떨어지고, 프런트도 조급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피터스의 타순은 4번에서 어느덧 7번까지 하락했다. 피터스가 미국에서도 보완하지 못했던 약점을 KBO리그에서 극복하고 타격에 눈을 뜰 수 있을까.
[롯데 피터스가 10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6회말 2사 1.2루서 삼진을 당한 뒤 고개를 숙인채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