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올해로 프로 3년차를 맞은 LG 우완투수 이민호(21)가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2020년 LG의 1차지명으로 입단한 이민호는 프로 데뷔 첫 시즌부터 97⅔이닝을 던지며 4승 4패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하며 차세대 에이스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해에도 115이닝을 소화해 8승 9패 평균자책점 4.30을 남기면서 LG의 선발투수로서 자리를 굳혔다.
올해는 일찌감치 4선발 자리를 확정한 그는 한 단계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출발이 매끄럽지 못하다. 아직 4월이지만 그의 평균자책점 12.10은 너무 낯설게 다가온다. 3경기에서 9⅔이닝 밖에 던지지 못했고 안타 17개(홈런 1개)와 볼넷 7개를 허용하면서 삼진은 5개 밖에 잡지 못했다. 피안타율이 .378에 이르고 득점권 피안타율도 .429로 찬스에서도 약한 모습이다.
무엇보다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3⅓이닝 7피안타 7실점으로 미끄러진 것은 충격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민호는 지난 해 한화를 상대로 4승 평균자책점 0.58을 기록할 정도로 극강이었다. 피안타율이 .076이었으니 얼마나 위협적인 투수였는지 증명한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이민호는 1회말에 2아웃까지는 잘 잡았지만 마이크 터크먼의 빗맞은 타구가 좌중간 외야에 떨어지는 안타로 이어지고 뜻밖의 3루 도루를 허용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태연과 이성곤에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까지 몰린 이민호는 하주석에게 우전 2루타, 노수광에게 우중간 3루타를 맞고 4실점을 했다. 모두 2스트라이크까지는 잘 잡고도 결정구로 던진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대량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이민호는 마운드에서 공격적이고 씩씩한 투구를 하는 것이 매력적인 투수. LG에서는 미래의 에이스로 꼽히는 선수이기도 하다. 한국야구 불세출의 투수였던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해 LG의 이천 스프링캠프를 방문해 "(이)민호는 본인이 계획한대로 밸런스 있게 볼을 던지는 것을 보면서 대투수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충분하다고 느꼈다"라며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라고 호평을 아끼지 않을 정도였다.
여전히 이민호는 마운드에서 도망가는 피칭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뜻대로 투구가 이뤄지지 않을 뿐이다. 효율적인 피칭과는 거리가 있어 투구수 관리도 어려움을 겪는다. 주요 레퍼토리인 직구, 슬라이더, 커브 외에 올해는 체인지업도 던지고 있지만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다. 어쩌면 '성장통'일 수 있다. 그리고 아직 시즌 초반이라는 점에서 개선의 여지는 충분히 있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듯 이민호도 빠르게 과제를 받아들이면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삼는다면 지금이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민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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