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욕심 부리지 말고 5이닝만 던져라."
SSG 김원형 감독은 38세 베테랑 노경은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그저 5이닝 내외를 투구수 90개 안팎으로 소화해주길 바란다. 2021시즌을 끝으로 롯데에서 방출된 뒤 테스트를 통해 SSG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을 정도로 철저한 몸 관리를 했다.
그러나 젊은 투수들의 스태미너와 비교하긴 어렵다. 과욕을 부리다 다치거나 페이스가 떨어질 수도 있으니,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선까지만 최선을 다해달라는 주문이다. 노경은은 지금까지 김 감독의 주문을 100% 소화했다.
노경은이 또 일을 냈다. 16일 인천 삼성전서 5이닝 4피안타 2탈삼진 2사사구 1실점으로 시즌 3승을 따냈다. 등판한 세 경기 모두 승리를 챙겼다. 3일 창원 NC전서 6이닝 1피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첫 승을 따냈다. 10일 인천 KIA전서는 5이닝 4피안타 2탈삼진 1실점으로 또 승리를 낚았다.
세 경기서 16이닝 9피안타 9탈삼진 2실점, 평균자책점 1.13이다. 이날 5이닝 1실점을 했음에도 평균자책점이 올랐다. 종전 평균자책점은 무려 0.82였다. 한 마디로 에이스급 투구다. 재활용 투수가 이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박종훈과 문승원 공백에 대비, 예비용 선발투수로 여겼으나 시범경기부터 심상치 않더니 실질적 2~3선발 노릇을 한다.
김 감독은 노경은이 잘하고 있지만, 과욕은 금물이라고 했다. "5이닝을 90개 정도로 던져주면 된다. 90이면 6회까지 갈 수도 있다. 지난 경기(10일 KIA전)는 5회 너무 집중한 나머지 힘이 떨어졌다. 사실 나이를 무시할 수 없다. 투구수 80개만 넘어가면 젊은 투수들도 힘은 떨어진다. 이닝마다 적절한 투구수 관리가 돼야 한다"라고 했다.
투구수 관리를 효율적으로 해주기만 하면, 알아서 적절히 관리시켜주겠다는 의미다. 사실 3일 경기서 6이닝 76구, 10일 경기서 5이닝 75구, 16일 5이닝 85구. 이만하면 투구수 관리도 잘 됐다. 어차피 SSG가 노경은에게 지금보다 더 잘 해주길 바라지 않는다.
이미 지금까지의 3승으로도 연봉 1억원 값을 해냈다고 봐야 한다. 그는 5이닝의 미덕을 알고 있다.
[노경은.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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