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수비 안 되면 못 나간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은 기본적으로 1998년생, 만 24세 이하로 구성된다. 나이 제한 없는 와일드카드는 3명 정도로 구성하기로 했다. 최종엔트리의 기본적 뼈대다. 류중일 감독과 염경엽 기술위원장이 전국을 돌며 10개 구단 선수들을 관찰하고 있다.
최근 류중일 감독은 현장에서 취재진에 마땅한 유격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현역 KBO리그 최고 유격수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오지환(LG)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수비안정감 측면에서 확실히 다르다. 그러나 오지환은 1990년생, 만 33세다. 와일드카드가 아니면 선발 될 수 없다.
1998년생 이하 유격수들 중에선 단연 박성한(SSG)이 눈에 띈다. 정확히 만 24세다. 한 살 어린 김혜성(키움)도 있지만, 올 시즌 2루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박성한은 시즌 초반 리그 전체 유격수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다. 공수겸장 유격수로서 존재감이 상당하다.
17일까지 14경기서 48타수 15안타 타율 0.313 1홈런 6타점 5득점 OPS 0.791 득점권타율 0.445. 2021시즌에 생애 처음으로 3할(0.302)을 치며 주전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2년 연속 3할 유격수에 도전한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2년 연속 3할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는 없다. 다만, 아시안게임 엔트리 제출은 5~6월에 이뤄진다. 박성한으로선 시즌 초반 활약은 큰 의미가 있다. 물론 본인은 2년 연속 3할도,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도 의식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김원형 감독은 분명히 아시안게임이 박성한의 성장을 자극할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봤다. 박성한은 이미 군 복무를 마쳤지만, 그래도 태극마크 경험은 특별하다.
김 감독은 16일 인천 삼성전을 앞두고 "국대 유니폼을 입고 국제대회에 나가서 다른 나라와 경기를 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그 선수에게 큰 자신감이 생긴다. 그러면서 선수가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이다. 성한이에게 기회가 주어지면 한 단계 성장할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다만, 김 감독은 마음 속으로 박성한의 아시안게임 출전을 응원할 뿐이다. 오히려 차분하고 냉정한 시선을 유지한다. 사실 박성한은 시범경기서 타율 0.219 1타점 2득점으로 부진했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에 박성한에게 "수비 안 되면 게임 못 나간다"라고 했다.
배려였다. 김 감독은 "작년에 3할을 쳐서 모든 팬, 스태프, 프런트의 눈높이가 3할에 맞춰졌다. 나는 다른 시각이다. 시범경기서 방망이가 안 맞을 때 수비가 안 되면 못 나간다고 했다. 수비만 더 신경 쓰라는 격려였다. 3할은 쳐주면 좋은데 유격수는 수비가 건실한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박성한이 그저 수비만 착실히 하고 타격은 덤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는 속내다. 타격을 지나치게 의식하다 오히려 수비 실수를 범하는 경우도 있다. 김 감독은 "성한이는 타격 능력이 있는 선수다. 수비만 건실하게 해주면 된다. 지금도 팀에 활력소가 된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박성한은 훗날 어떤 유형의 유격수로 성장할까. 김 감독은 "내가 선수 생활할 때 함께한 유격수 중에선 박진만, 김민재 등이 확실히 믿음이 가는 스타일이었다. 성한이도 컨택 능력이 있고 공격력을 갖췄으니, 연차가 쌓이면 공수 다 괜찮은 유격수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했다.
젊은 공수겸장 유격수는 가치가 치솟게 돼있다. SSG가 수년간 애태웠던 중앙내야 고민이 서서히 해결될 조짐이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출전은 박성한에게 매우 강력한 보너스다.
[박성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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