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윤욱재 기자] 생애 첫 100볼넷과 4할대 출루율, 그리고 골든글러브까지. 한화 2루수 정은원(22)은 지난 해 눈부신 성장을 보이며 리그 최고의 2루수로 발돋움했다. 139경기에 나와 타율 .283 6홈런 39타점 19도루를 기록한 그는 무엇보다 볼넷 105개를 골라 출루율 .407를 마크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가히 취미도 볼넷, 특기도 볼넷이라 할 만한 수준이었다. 연말에는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면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올해도 출발이 상쾌했다.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5타수 3안타 2득점을 몰아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것이다. 1회초부터 우전 안타를 날려 2022년 KBO 리그 1호 안타의 주인공이 된 정은원은 마이크 터크먼의 적시타로 1호 득점의 영광도 안았다.
그런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11경기에서 43타수 3안타(.070)에 그치는 충격적인 부진에 빠진 것이다. 그가 올해 12경기에서 기록한 것은 타율 .125가 전부다. 출루율은 2할도 채우지 못해 .192로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정은원은 16일 대전 LG전에서도 1번타자로 선발 출전했으나 2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실책도 1개를 저질렀다. 반전의 계기로 삼을 만한 장면이 없었다. 하마터면 부상 악령에 시달릴 뻔했다. 1회초 2루 태그 수비를 하다 왼손 엄지손가락에 꺾임이 발생하면서 5회초 이도윤과 교체된 것. 교체 후 충남대병원으로 이동해 X-레이 검사까지 진행했다.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진 않은 듯 하다. 한화 관계자는 "뼈에 이상이 없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여전히 팀의 1번타자로 나설 정도로 벤치는 정은원이 언젠가 제 자리로 돌아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정은원이 슬럼프를 겪고 있는 것 같다. 개막전부터 되돌아보면 처음부터 못한 것도 아닌데 갑자기 침체에 빠졌다"라면서 "금방 슬럼프를 탈출할 수 있는 선수이니까 다시 타격 사이클이 올라오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지금 한화에서는 정은원을 대체할 만한 선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정은원급 선수를 대체가 가능하다는 말 자체가 이상할 수 있다. 리빌딩 중인 한화에서 손꼽히는 코어 유망주로 통했고 지난 해 골든글러브 2루수를 수상하면서 팀의 간판선수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이런 선수를 누군가 쉽게 대체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그만큼 정은원은 지난 해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선수다. 그래서 지금 슬럼프가 더 믿어지지 않는다.
정은원은 지난 10일 대전 KT전에서 1안타 1볼넷을 기록한 이후 4경기에서 안타와 볼넷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삼진만 5차례 당하며 타석에서 자신감이 떨어진 모습이다. 하루 아침에 그의 능력이 사라졌을 리는 만무하다. 뭔가 계기가 필요하다.
[정은원.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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