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수비 전문가의 말이 맞았다.
키움은 14경기서 9승5패로 3위다. 전문가들이 시즌 전 최하위권으로 전망한 것에 비하면 엄청난 선전이다. 여전히 타선과 불펜이 불안한 측면은 분명히 있다. 다만, 안우진~에릭 요키시~타일러 에플러~최원태~정찬헌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최대 장점이다. 실제 선발진으로 팀이 굴러간다고 보면 된다. 정찬헌이 부진하지만 한현희라는 대기 자원도 있다.
그런데 키움의 선전이 '초반 반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긍정적 신호도 읽힌다. 수비다. 키움은 17일까지 14경기서 10실책, 최소 4위다. 적은 건 아니지만, 많은 것도 아니다. 김주형-김혜성 키스톤콤비가 점점 자리를 잡는다.
홍원기 감독은 고흥 스프링캠프서 김혜성의 2루 전환과 유격수 무한경쟁을 시사했다. 콕 짚어 말하지 않았지만, 홍원기 감독의 구상과 추진력은 흔들림이 없었다. 3월 초 한화와의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 내내 유격수 신준우-2루수 김혜성 체제가 이어졌다.
페넌트레이스가 개막하자 신준우가 김주형으로 바뀌었을 뿐, 2루수=김혜성은 유지됐다. 홍 감독은 '중앙내야=수비, 코너내야=공격'이라는 대원칙을 세웠다. 엄청난 대형 악재 혹은 돌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시즌 중 포지션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혜성의 2루 전환 이유와 효과는 수 차례 보도됐다. 홍 감독의 설명대로 김혜성은 송구 부담이 줄어들면서 중앙 내야에 안정감을 더한다. 빠른 발을 앞세운 수비 범위는 상당하다. 현대야구에서 1.2간 수비의 중요성은 상당하다. 홍 감독 설명대로 더블플레이 완성도 측면에서도 김혜성의 존재감이 크다. 김혜성은 14경기서 아직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김주형은 3개의 실책을 범했지만, 그에 못지 않게 호수비가 많다. 17일 잠실 두산전의 경우 4회 김인태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기 막한 슬라이딩으로 걷어냈다. 16일 잠실 두산전서 유격수로 나선 강민국이 결정적 실책을 범한 것과 대비됐다. 강민국은 18일 2군으로 내려갔다. 홍 감독은 유격수의 타격은 보너스로 여기겠다고 했지만, 김주형은 타율 0.289 1홈런 3타점으로 타격도 괜찮다.
강민국, 신준우, 포수 이지영까지 센터라인 수비수들이 총 6개의 실책을 범하긴 했다. 그러나 올 시즌 키움의 수비는 112실책, 129실책으로 지난 2년 연속 최다실책 1위의 불명예를 차지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안정적이다.
김혜성의 2루 이동과 김주형의 유격수 안착으로 키움 센터라인이 예년에 비해 안정적이다. 신준우를 개막전서 김주형으로 교체한 홍 감독의 디시전도 지금까지는 맞아떨어졌다. 현역 시절 멀티 수비수였고, 키움에서 오랫동안 수비코치를 맡아온 전문가의 눈이 다르긴 다르다.
돌아보면 키움은 지난 2년간 실책으로 그르친 경기가 너무 많았다. 적어도 중앙내야, 센터라인 수비가 안정적이면 어이 없이 무너지는 상황은 확 줄어들 수 있다. 올 시즌은 다르다.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잡아낸 경기가 이미 적지 않았다. 투수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객관적으로 키움 타선은 리그 최강과 거리가 있다. 지키는 야구를 하는 게 맞다. 골든글러버 유격수의 2루수 전환은 시작부터 팬들의 의문을 자아냈지만, 결국 홍 감독의 판단이 옳았다. 김혜성은 수비 부담을 덜어내면서 타격도 살아날 조짐이다. 시즌 0.242지만, 최근 10경기서는 0.302다.
[김혜성(위), 김주형(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