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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냐' 협박…죽겠구나 생각해" [MD현장](종합)

시간2022-04-18 20:18:36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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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양현석(53)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26·김한빈)의 마약 수사를 무마하고자 협박했다고 공익제보자 A씨가 주장했다.

1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전 대표, 김 모 씨 등 3명의 3차 공판 기일을 진행했다. 이 중 이 모 씨는 도주 상태로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증인으로는 공직제보자 A씨가 출석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양현석 전 대표가 2016년 비아이에 대한 마약 수사를 무마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A씨는 양현석 전 대표에게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초 A씨는 심리적 안정을 이유로 비공개 재판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차폐막을 설치해 피고석과 방청석에서 A씨를 볼 수 없도록 조치했다.

검찰은 양현석이 A씨가 비아이의 마약 혐의 진술을 번복하고 거짓 진술을 하도록 협박했다고 기소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양현석 측은 "A씨를 만난 사실은 있으나 협박한 사실이 없고 거짓 진술을 하라고 한 사실도 없다"고 맞섰다.

이어 검찰 측 증인 심문이 시작됐다. A씨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했고, 휴지를 찾으며 울먹였다.

검찰은 A씨에게 양현석 전 대표와 YG엔터테인먼트 사옥 사무실에서 만나게 된 상황을 물었다. A씨는 "비아이 마약 문제로 이 모 씨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다. 그 현장에서 이 모 씨가 아니라 김 모씨를 만났다"며 "김 모 씨가 '이 모 씨 대신 온 사람'이라며 블랙박스 선을 빼고 녹음기가 있나 내 몸을 수색했다. 휴대전화를 확인하면서 '김한빈이랑 약 한다고 들었는데 만나지 마라'며 자신의 번호를 찍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는 2016년 8월 자택에서 마약 혐의로 체포되며 경찰 조사 과정에서 비아이에게 대마초를 판매한 사실을 증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휴대전화 임의제출이라는 걸 몰랐다. 거기 안에 (비아이의 마약 혐의 관련) 메시지가 다 있었다"며 "내가 경찰에 진술한 게 엄청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YG에 연락해야 내가 살겠구나 생각했다. 무서워서 김 모 씨에게 진술했다는 것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A씨는 2016년 8월 23일 김 모씨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YG엔터테인먼트 사옥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또한 7층 사무실에서 양현석을 만나 "일본에서 링겔 한 번 맞으면 음성이 나온다. 그런데 난 내 가수들이 경찰서 가는 것 자체가 싫다. 진술을 번복해라. 네가 착한 애가 돼야지 나쁜 애가 되면 되냐. 나는 조서를 다 볼 수 있다. 네가 화류계나 연예계 둘 중 한 군데는 있을 것 같은데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 대신 번복하면 사례비도 주고 변호사도 선임해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양현석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양현석이 화류계나 연예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말로 표현할 수 있느냐"고 묻자 A씨는 "우선 일개 연습생이 양현석과 대면하는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일 정도로 사회적으로나 그 분야에서 굉장히 무섭고 권위적인 사람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내가 사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아무 말도 못 할 정도로 일방적인 통보 같이 혼자 말했다. 나는 땅만 보고 '네네'라고 할 정도로 너무 무서웠다. 어떤 사람인지 설명할 수 없다"며 "그냥 너무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무서웠다. 상황 자체를 말로 설명하지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원래 편하게 이야기하는 사이였는데 도착하자마자 양현석 얼굴을 대면하지 못하고 땅만 보고 있었다. 너무 상황 자체가 무서웠다. 그냥 여기서 이 사람 말 안들으면 나 죽겠구나 싶었다"고 당시의 심경을 토로했다.

이후 A씨는 양현석 측이 선임해준 이 모 변호사와 만났다고 했다. 검찰이 "변호사가 증인에게 '비아이에게 (마약을) 줬다고 한 말은 없다. 안 줬다고 하면 된다'며 말했느냐"고 묻자 A씨는 "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음날 변호사와 차에서 만나 비아이에 대해 어떻게 진술할지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모 변호사와 경찰 B씨가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경찰이 보기에도 너무 이상한 변호사였다. 계속 내 말을 막고 자기가 나섰다"며 "'죄송해요. 말 못 할 사정이 있어요'라고 울었다. 거짓말을 하는 게 너무 죄송했다. 죄책감이 있었고 답답하고 억울해서 눈물이 났다"고 주장했다.

경찰 B씨는 지난 재판에서 A씨가 '편하게 살 거면 양현석이 돈을 줘야지. 한 5억 원 줬으면 입 다물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A씨는 D매체와의 인터뷰를 이유로 들었다. A씨는 "내가 연락을 하자마자 너무 겁을 먹었다. 장난식으로 편하게 풀려고 한 말이다"며 "그래서 말도 안 되게 돈 이야기를 했다. 경찰에게 돈 이야기를 하는 게 말이 안 된다. 분위기를 풀고 적대심이나 경계심 갖지 말라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증언을 마친 A씨는 "처음 시작할 때는 벌벌 떨면서 눈물이 나왔는데 지금은 최대한 그때로 돌아가서 진술을 하고자 했다"며 "지금 다른 사건으로 복역 중이지만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고 양현석이 가해자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하나의 거짓 없이 말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5일 오전 10시 재개된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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