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위화감이 1도 없다.
SSG 야수진은 베테랑이 주축이다. 박성한과 최지훈을 제외하면 주전 타자 모두 30대 이상이다. 심지어 개막전 주전 좌익수 오태곤이 최근 벤치로 물러나면서(17일 인천 삼성전 다시 선발 출전) 최지훈이 좌익수로 이동하고 최고참 김강민이 주전 중견수로 등장하는 경기가 늘어났다. 김강민은 SSG가 치른 14경기 중 7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이렇게 되면서, 다른 팀에선 1명도 구경하기 힘든 40대 타자가 SSG에선 두 명이나 선발라인업에 들어온다. 1982년생 KBO리그 최고참 추신수와 김강민. 심지어 두 사람은 8일 KIA와의 홈 개막전과 역사적 개막 10연승을 달성한 13일 잠실 LG전서 테이블세터를 형성했다.
합계 '80세 테이블세터'가 그라운드를 누볐던 셈이다. 그리고 잘 했다. 추신수는 13일 경기서 2루타 포함 2안타를 터트렸다. 김강민도 3타수 1안타를 쳤다. 수비에선 불혹이 무색할 정도로 특유의 넓은 범위를 자랑했다.
중요한 건 두 사람이 후배들 사이에서 치고 받으며 팀에 기여하는 모습이, SSG에 위화감이 1도 없다는 점이다. 너무 자연스럽다. 젊었을 때보다 운동능력이 떨어진 건 맞다. 그러나 공수에서 40대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에너지를 뿜어낸다. 덕아웃에서도 후배들과 부대끼며 격려를 주고 받는다.
SSG 선수들은 올 시즌 대권도전에 대한 의지가 충만하다. 창단 첫 시즌에 한 끗 차이로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한을 가슴에 품고 있다. 구단이나 선수들이나 3년 연속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못하는 건 자존심 문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가장 마지막 포스트시즌이던 2019년의 경우 역대급 용두사미 시즌이었다.
여기에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추신수와 김강민이 물러나기 전에 함께 가을의 드라마를 쓰고 싶어 한다. 재활 중인 박종훈과 문승원도 강화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 추신수와 김강민이 선수단의 이런 분위기를 모를 리 없다.
전력 구성을 봐도 40세 최고참 듀오가 해줘야 할 일이 많다. 이미 오태곤의 부진으로 라인업에 동시에 들어가는 일이 늘어나면서 테이블세터까지 이뤘다. 추신수가 6월부터 수비를 하면 SSG랜더스 필드 외야의 절반 이상을 나란히 책임질 수도 있다. 추신수는 리드오프로서 타석에서의 생산량도 중요한 핵심 타자이며, 김강민은 경기 후반 대수비로서의 가치도 여전하다.
누구나 실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물러나는 게 맞다. 그러나 40대 베테랑 듀오는 여전히 30대 후배들만큼의 경쟁력을 뽐낸다. 특히 추신수는 타율 0.217 3타점 9득점이지만, 최근 삼성과의 두 경기서 7타수 3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또 다른 1982년생 이대호(롯데)가 은퇴한다. 한국시리즈 우승 열망이 대단하다. 추신수와 김강민도 우승이 간절한 건 마찬가지다. 40세 듀오가 시즌 초반 SSG의 선두 질주를 견인한다.
[추신수와 김강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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