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극과 극이다.
2022시즌에 처음으로 KBO리그를 밟은 외국인타자들의 적응이 지난 2~3년 전의 신입 외국인타자들보다 훨씬 어려울 법하다. 하필 올해 KBO가 스트라이크 존 정상화를 선언, 사실상 존의 좌우와 높낮이를 확대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각 구단 간판급 국내 타자들도 헤매는 케이스가 적지 않다. 17일까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1할대 타자가 무려 15명이다. 그 중 외국인타자도 4명이나 있다. 닉 마티니(NC) 0.196, 소크라테스 브리토(KIA) 0.196, 리오 루이즈(LG) 0.196, DJ 피터스(롯데) 0.125. 특히 피터스 뒤엔 단 2명의 타자밖에 없다.
1할대 외국인타자 4인방은 시즌 첫 2주간 낙제점을 받았다. 마티니는 2홈런 7타점, 소크라테스는 1홈런 6타점, 루이즈와 피터스는 1홈런 3타점이다. 아직 퇴출 걱정을 할 때는 아니지만, 너무 좋지 않은 출발이라 우려가 되는 건 사실이다.
특히 NC와 KIA의 경우 시즌 초반 해줘야 할 몇몇 국내타자들도 잠잠하다. 그럴 때 외국인타자가 한 방씩 쳐주면 좋지만 꽉 막힌 흐름이다. LG와 롯데는 국내타자들은 그럭저럭 괜찮다. LG의 경우 전력 짜임새는 10개 구단 최상이다. 그러나 수비만 하는 외국인타자를 원할 리 없다.
헨리 라모스(KT, 0.264, 2홈런 7타점)의 경우 시범경기서 0.387, 4홈런 9타점으로 펄펄 날며 기대치를 높였으나 정작 본 경기서 잠잠한 흐름이다. KT가 예상 외로 하위권에 처지면서 라모스의 분발이 절실하다. 궁극적으로 강백호 공백을 적극 분담해줘야 할 타자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 0.294, 4타점), 야시엘 푸이그(키움, 0.275, 2홈런 7타점), 케빈 크론(SSG, 0.250, 3홈런 12타점)은 서서히 살아나는 흐름이다. 페르난데스는 최근 10경기 타율 0.316, 지난 주말 키움과의 홈 3연전서 12타수 4안타로 감각을 조율했다. KBO리그 4년차로서 기본 애버리지가 3할이다. 가장 걱정되지 않는 타자다.
푸이그는 지난 주중 NC와의 홈 3연전서 12타수 7안타로 폭주했으나 두산과의 원정 3연전서 12타수 1안타로 다시 잠잠했다. 치고 올라올 듯하다 다시 잠잠한 흐름. KBO리그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에 돌아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이상, 지금 성적에는 만족할 수 없다.
크론은 애버리지는 떨어져도 트리플A 홈런왕답게 일발장타력과 타점생산능력이 있다. 지난 주말 삼성과의 홈 3연전서 12타수 5안타(2루타 2개, 홈런 1개) 5타점을 만들었다. SSG가 매우 잘 나가고 있으니 큰 부담이 없다는 것도 호재다.
그에 비하면 호세 피렐라(삼성, 0.386, 2홈런, 10타점)와 마이크 터크먼(한화, 0.382, 1홈런 3타점)은 마치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하다. 특히 피렐라는 SSG '151억원 에이스' 김광현에게만 3안타를 뽑아내는 등 시즌 초반 페이스가 상당히 좋다. 전반적으로 침체된 삼성 타선을 멱살잡고 '하드캐리'한다. '배드볼 히터' 성향이라 스트라이존 정상화에 별 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터크먼이 가장 놀라운 행보다. 홈런과 타점은 적지만 애버리지는 외국인타자들 중 피렐라 다음으로 가장 좋다. 피렐라는 2년차라서 KBO리그를 잘 안다는 장점이 있지만, 터크먼은 신입 외국인타자다. 시범경기서 0.200 1홈런 5타점으로 잠잠했지만, 정작 본 경기서 펄펄 나는 효자다.
터크먼보다 조금 더 KBO리그 1군 경험을 쌓은 한화 젊은 타자들이 오히려 터크먼에게 비결을 물어봐야 할 상황이다. 한화는 4할에 육박하는 외국인타자를 보유하고도 팀 타율은 겨우 0.212다. 이유 없이 최하위에 처진 건 아니다.
[위에서부터 피렐라, 터크먼, 마티니, 피터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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