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사실 그렇게 빨리 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키움 베테랑 좌타자 이용규는 2021시즌까지 1986안타를 쳤다. 올 시즌에도 변함 없는 정신적 지주이자 캡틴까지 맡았다. 당연히 2000안타는 '언젠가' 따라올 훈장이었다. 안타를 14개만 치고 시즌을 마치는 주전타자는 없으니까.
그래서 이용규는 19일 인천 SSG전 직후 "너무 기쁘고 홀가분한데 사실 그렇게 빨리 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라고 했다. 심지어 이날 전까지 단 2개 남은 상황이라서, 더더욱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어차피 안타는 치고 싶다고 해서 나오는 것도 아니다. 시즌 초반 2할대 초~중반으로 컨디션이 아주 좋은 건 아니다. 이용규는 베테랑답게 마인드컨트롤을 할 줄 안다. "치고 싶은 마음 가짐을 가지면 더 안 나올 것 같았다"라고 했다.
그런 이용규가 SSG전 막판 2000안타를 꼭 치고 싶어했다. 왜 갑자기 마음이 변했을까. 오로지 키움을 위해서였다. 키움은 정찬헌의 호투, 야시엘 푸이그의 선제 솔로포, 박동원의 만루포 등을 묶어 7회까지 6-0으로 넉넉하게 앞서갔다. 이용규도 1안타를 날리며 통산 1999안타를 돌파했다.
그러나 7회에 불펜이 흔들리며 6-5로 추격을 허용했다. 9회에 김주형이 좌선상 2루타를 치며 2사 2루 찬스를 잡았다. 키움으로선 반드시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 이용규는 "마지막 타석에서 이상하게 욕심 나더라. 여기서 2000안타가 나오면 좋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라고 했다.
타격감이 썩 좋지 않아도 이용규는 역시 노련했다. 한화 시절 동료였던 이태양의 커브를 통타해 우익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로 통산 2000안타를 장식했다. SSG 외야수비수들이 1점을 의식해 전진수비한 반사 이익도 봤지만, 이용규의 타구도 꽤 잘 맞았다.
이용규는 "선배님, 후배님들이 그동안 2000안타를 달성했다. 개인적으로 남다르다. 체구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이 굉장히 많았다. 나름대로 연구도 하고 지금까지 프로에 와서 좋은 타격코치님, 지도자 분들을 만나서 더 빨리 '내 것'을 찾은 것 같다. 이 자리를 빌어서 지도해준 모든 분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2000안타를 터트린 순간, 프로 19년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이용규는 "대기 타석부터 감정이 미묘했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야구를 하면서 우여곡절을 겪었는데, 19년이 스쳐 지나갔다. 키움에서 좋은 일만 생기는 것 같다. 팬들과 구단 관계자들에게도 감사하다"라고 했다.
그리고 홍원기 감독에게 특별히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용규는 "작년에 키움에 와서 초반에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욕심이 많았다. 4월에 못 보여주면 주전에서 밀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조급했다. 긴 슬럼프에도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믿어주셔서 경기에 나가면서 컨디션을 찾았다. 감사하다"라고 했다.
팀 퍼스트 마인드는 여전하다. 개인통산 400도루까지 18개 남았지만, 욕심 부리지 않는다. 이용규는 "팀 상황에 맞게 뛰어야 한다. 출루를 많이 해야 기회가 온다. 출루에 초점을 맞추고 경기 흐름, 상황에 맞게 하려고 한다. 무리하게 도루를 시도할 생각은 전혀 없다"라고 했다.
[이용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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