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초고층 건물의 대형 화재를 다룬 '타워', 도심 속 싱크홀을 소재로 한 '싱크홀' 등 재난 영화로 익숙한 김지훈 감독이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고 관객 곁에 돌아온다.
오는 27일 개봉을 앞둔 김 감독의 신작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스스로 몸 던진 명문 한음 국제중학교 학생 김건우(유재상)의 편지에 남겨진 학교폭력 가해자 넷의 부모들이 아이들을 지키려 사건을 은폐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2012년 제5회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에서 상연된 동명 원작 연극을 재해석한 영화다. 연극은 국내에서도 한 달여간 초연된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영화는 한국 정서에 맞게 재창작돼 병원 이사장, 전직 경찰청장, 교사, 변호사같이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진 가해자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사실적으로 펼쳐냈다.
20일 화상으로 만난 김 감독은 "나이가 들면서 영화적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 그동안 제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해온 것 같다. '타워' 끝나고 영화적 고민을 하는 찰나에 연극을 접하면서 갈증이 채워졌다. 아이의 아픔을 조금 더 잘 성숙시켜 관객을 만나면 저 역시 발전하지 않을까"라고 연출 결심 계기를 알렸다.
그러면서 "건우의 아픔을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강한 힘이 생겼다"라며 "건우의 영혼이 파괴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문제이며 관객과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 생각했다"라고 보탰다.
2017년 촬영을 끝냈지만 6차례의 개봉 연기 끝에 극장을 찾게 됐다. 김 감독은 "건우의 아픔이 관객에게 온전히 전달되길 바라는 힘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게 해줬다"라고 설명했다.
시사회 후 가장 기억 남는 평을 묻자 "솔직하게 '김지훈 많이 반성했네. 정신 차렸다'이다"라며 웃었다. 김 감독은 "디스이기도 하지만 기대를 가지고 있는 분이 많아 감사하다. 저한테 가진 관객들의 기대치가 작동하고 있어 감사하다"라고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극 중 가해자들이 저지르는 가학적 폭력 장면은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다. 역시 "고통스럽고 지옥 같았다"는 김 감독은 "학교폭력은 계속 벌어지고 있다. 끔찍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상황이다. 이렇게까지 찍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기에 가감 없이 표현했다. 완성도를 위해 영화적 표현을 가감하지 않았다"라며 "배우의 어머니와 상황을 공유했다"라고 밝혔다.
출연 배우를 향한 극찬도 이어졌다. 김 감독은 가해자 도윤재(정유안)의 아빠이자 병원 이사장 도지열을 연기한 오달수에 대해 "희극을 많이 해서 분노를 극대화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왠지 가해자 부모의 핵심 인물, 관객에게 분노를 유발할 역할로 적임자라 생각 들었다"라며 "오달수의 말, 동작, 눈빛이 계속 분노하게 했다. 너무나 잘 표현했다"라고 전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강한결(성유빈)의 아빠 강호창 변호사를 맡은 설경구를 놓고는 "설경구의 민낯이 나올 때마다 분노했다. 너무 잘 표현해 짜증 날 정도였다. 그만큼 감정 이입이 많이 됐다"라고 말했다.
팬데믹 시기 가장 열망했던 것이 바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개봉이었다는 김 감독. 사회 문제에 기반 둔 차기작을 기대해봐도 되겠냐는 물음에 그는 "10여 년 전 마음이 엉클어져 여기까지 오게 됐다. 마음속 노크가 있을 때 다시 도전하고 싶다"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사진 = ㈜마인드 마크]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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