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윤석열 "대통령=고독한 자리, 고민 한 두 가지 아냐" [종합]

[마이데일리 = 오윤주 기자]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이 된 소감과 함께 고민을 털어놨다.

20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제 20대 대통령 당선인인 윤석열이 출연했다.

이날 유재석은 사뭇 다른 촬영장 분위기에 긴장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는 "지금 굉장히 삼엄하다. '유퀴즈'에서 단 한 번도 있지 않았던 분위기라 저희도 상당히 당황스럽긴 하다"라고 현장감을 전달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유퀴즈' 출연 계기를 본인 의지 반, 참모진의 의지 반이라고 밝히며 "국민들이 많이 보시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얘기를 하면서 나가보라 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어색한 공기에 "제가 안 나올걸 그랬나" 너스레를 떨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러워지겠죠. 많이 도와주십시오"라고 운을 뗐다.

일과를 전한 윤 당선인은 "아침 6시에 일어나 전화, 문자, 기사를 브리핑한다. 어제는 3시쯤 잤는데 자기 전 자료 보다 보면 늦을 때도 있다"라며 "어제는 밥을 네 끼 먹었다. 아침 일찍 먹고, 대구에 있었는데 서문시장에서 점심으로 칼국수를 먹었다. 동성로 분식점에 갔는데 국수와 김밥이 하도 맛있어 보여서 다섯 시쯤 먹었다. 서울 올라와 일하다가 8시에서 9시 사이에 컵라면을 먹었다. 면을 좋아한다. 삼시세끼를 면으로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며 미소 지었다. 또한 '민초파'라며 "민초 밝힌 것이 선거에는 불리하지 않았나 모르겠다. 시원하고 맛있지 않나"라고 입담을 뽐냈다.

대통령 당선 소감도 이야기했다. "지금도 밤에 잠을 자다 보면 선거 중인 꿈을 꿀 때가 있다"는 당선인은 "그런데 일어나보면 (선거가) 끝나있다. 선거 과정에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그때가 많이 그리워진다. 개표 방송사는 돌아가면서 봤다. 광고 나오면 또 다른 데로 돌렸다. S사 '넥스트 레벨' 댄스도 봤는데, 글쎄 뭐 좀 어색하데요?"라며 웃었다.

또한 당선 후 새벽 여의도 가는 길을 회상하며 "그 시간에 차가 없지 않은데 경호처가 교통을 통제했는지 금방 가더라. 대선 후보가 되면 경찰에서 경호하고, 당선되면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를 받는다. 처음에는 사실 몰랐다. 확실히 교통 통제라든지 이런 것들이 다르다. 방탄차라 차가 무겁다고 하더라"라고 떠올렸다.

사법 시험을 9수 만에 합격해서 별명이 '신림동 신선'이라는 윤 당선인은 합격 비결이 친구의 결혼식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함이 들어간다는 친구로부터 '함진아비'를 제안받은 그는 공부를 위해 거절했다며 "도서관에 앉았는데 공부가 안되더라. 함을 져야겠다 싶어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탔다. 법서 책이 너무 읽기 싫은 거다. 그래서 시험에 안 나오는 부분을 읽었는데, 사법 시험 역사상 처음으로 그 부분이 시험에 나왔다"고 돌아봤다.

윤석열 당선인은 "장래 희망이 목사였고 조금 커서는 교수였다. 법 공부를 할 때도 검사라는 직업이 뭐 하는지 잘 몰랐다. 사법연수원 마칠 때도 변호사 개업을 하려고 했는데 동창들의 조언으로 검찰에 발을 디뎠다. 꽤 늦은 나이 임관을 해서 이렇게 오랜 세월 검찰이라는 조직에 몸담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라며 밥 총무를 맡았던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고민도 꺼냈다. "당선되고 나서부터는 숙면이 잘 안된다"라며 "좋은 결과를 내놔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많은 분께 조언도 얻고 엄청난 책임을 지게 됐다"고 얘기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고독한 자리라고 생각한다"라며 "옛날에 트루먼 대통령이 책상에 써놓은 팻말에 'The buck stops here'이라는 말이 있었다. 모든 책임은 여기서 끝난다는 말이다. 많은 사람과 의논하고 상의하는 일이지만, 궁극적으로 결정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들의 기대도 한 몸에 받고 비판과 비난도 한 몸에 받는다"라고 자리의 무게를 실감했다.

[사진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오윤주 기자 sop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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