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땅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KIA 김종국 감독은 시대를 풍미한 레전드 2루수 출신이다. 학창 시절 유격수였지만, 1996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하니 유격수에 '무려' 이종범이 버티고 있었다. 그렇게 2루로 옮겨 2009년 은퇴할 때까지 타이거즈 오른쪽 중앙내야를 책임졌다.
광주일고, 고려대 시절부터 정말 야구를 잘 했다. 타이거즈 입단 후에도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며 국가대표로도 이름을 날렸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 멤버다.
그런 '한 남자'도 무수히 많은 실책을 저질렀다. KBO리그 14년간 통산 1359경기를 뛰며 112개의 실책을 범했다. 루키 시즌에는 17개를 기록했고, 고참이 된 2005년에도 15개를 저질렀다. 김 감독도 "실책 안 하는 야구선수는 없다"라고 했다.
KIA는 올 시즌 실책이 많다. 22일까지 17경기서 26개의 실책을 범했다. 주전유격수 박찬호가 6개, 김도영과 김선빈이 4개, 류지혁이 3개, 김민식이 2개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내야수비가 불안한 건 사실이다. 22일 고척 키움전서도 김선빈의 포구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투수 윤중현의 2루 악송구, 1루수 류지혁의 포구 실책 등 아찔했다.
김종국 감독은 간단한 메시지를 내놨다. "건실하게만 하자. 욕심 내지 말고, 화려한 플레이, 겉멋든 수비는 안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확하게 하면 된다. 원바운드로 송구할 때는 하고, 잡아줄 때는 잡고. 천천히, 기본으로 돌아가려고 한다"라고 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얘기다. 김 감독은 "실책을 하고 실점으로 연결되니까 선수들이 불안해하고 조마조마해한다. 순간적으로 몸이 경직되고 글러브 핸들링이 안 된다. 그러면 또 실수를 하는 것이다"라면서 "현역 시절 2루수라서 송구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정확하게, 천천히 잡고, 실수하면 투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해줬다"라고 했다.
실책을 하고 싶어서 하는 선수는 없다. 김 감독도 참담한 심정일 때가 있었다. "정말 투수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내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지면 정말 땅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지금 우리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말 미안한 마음이 많이 생길 것이다"라고 했다.
결국 멘탈을 다잡고,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는 건 개개인의 몫이다. 현재 KIA 주전들이 실책 퍼레이드를 해도 대체할 선수들은 사실상 없다. 내야수비의 핵심 박찬호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잠시 빠지면서 김도영과 김선빈이 내야 중심을 잡는다. 위기이자 기회다.
[김종국 감독(위), 김선빈(가운데), 김도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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