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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의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수도 테구시갈파 공군기지에서 수갑을 찬 채 미국 마약단속국(DEA)의 비행기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AFPBBNews]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중남미 빈국(貧國) 온두라스의 전직 대통령이 퇴임 3개월 만에 마약 밀매 피의자 신분으로 미국에 압송됐다.
대통령이 정권 유지를 위해 고위층과 손잡고 마약상 노릇을 하며 뒷돈을 받았다고 미 검찰은 보고 있다.
2014년부터 지난 1월까지 재임한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54) 전 온두라스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각)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미 마약단속국(DEA) 항공기에 탑승, 뉴욕 연방검찰에 신병이 인도됐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이날 “에르난데스는 2004~2022년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산 코카인 500t을 온두라스를 통해 미국으로 밀매한 국제 조직에 연루됐다”며 “그는 대통령직을 남용, 온두라스를 ‘마약 국가(narco-state)’로 운용했다”고 밝혔다.
앞서 뉴욕남부지검은 2019년 현직 대통령 신분이던 에르난데스와 전직 국회의원인 그의 동생을 마약 밀매 혐의로 함께 연방법원에 기소했다.
검찰은 당시 기소장에서 “에르난데스가 2013년 대선 자금을 대기 위해 150만달러(약 18억6000만원) 규모의 코카인 등 마약 밀수에 공모한 정황이 있다”며 “동생인 토니는 마약 밀매를 위해 불법 무기를 이용해 폭력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이렇게 마련한 정치 자금은 에르난데스가 지역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주는 용도 등으로 쓰였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그간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미국도 불법 이민 문제 등을 협의해야 할 동맹국 정상임을 고려해 기소 집행을 미뤄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온두라스 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에르난데스가 퇴임하자 미 검찰은 곧바로 신병 확보에 나섰고, 온두라스 법원은 3월 미국 인도를 결정했다. 에르난데스의 동생은 지난해 미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며, 에르난데스도 비슷한 형량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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