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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호아킨 산체스(40, 베티스)가 승부차기 키커로 나서기 전에 한국전이 생각났다고 고백했다.
레알 베티스는 24일 오전 5시(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의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데 세비야에서 열린 2021-22시즌 스페인 코파 델 레이 결승에서 발렌시아와 120분 혈투 끝에 1-1로 비겼다. 승부차기 끝에 5-4로 승리했다. 베티스는 17년 만에 코파 델 레이에서 우승했다. 통산 3번째 코파 델 레이 우승이었다.
기선 제압은 베티스가 했다. 전반 11분 엑토르 벨레린이 올린 크로스를 보르하 이글레시아스가 헤더로 연결해 선취골을 만들었다. 발렌시아도 반격에 나섰다. 30분 일라익스 모리바가 침투하는 우고 두로에게 패스했다. 두로는 각을 좁히며 나오는 클라우디오 브라보 골키퍼를 보고 칩샷으로 득점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득점하지 못한 두 팀은 연장 혈투까지 펼쳤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발렌시아가 먼저 승부차기를 찼다. 각 팀의 1번 키커 카를로스 솔레르와 윌리안 호세가 성공했다. 이어 발렌시아의 우로시 라치치도 넣었다. 베티스의 2번 키커로 나선 선수는 베테랑 호아킨이었다. 호아킨은 강하게 차기보단 정확하게 차려 했다. 호아킨은 왼쪽으로 찼다. 방향을 읽은 기오르기 마마르다슈빌리 골키퍼의 손에 공이 맞았지만, 다행히 공은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양 팀 3번 키커도 모두 성공했다. 4번 키커에서 두 팀의 스코어가 벌어졌다. 발렌시아의 4번 키커 유누스 무사가 골대 위로 공을 차버렸다. 베티스의 크리스티안 테요는 강하게 차 넣으면서 베티스가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발렌시아는 호세 가야가 넣으면서 베티스의 실축을 바라야 했다. 하지만 후안 미란다가 골망을 흔들며 베티스가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호아킨은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승부차기에서 공을 차기 전에 한일 월드컵이 떠올랐다. 나는 항상 강한고 자연스럽게 페널티킥을 차려 한다.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이번 결승전에서 또 이런 일이 벌어졌다. 공이 들어갔을 때 나는 굉장한 해방감을 느꼈다"라며 20년 전 한국전을 회상했다.
호아킨은 2002 한일 월드컵에 스페인 축구대표팀에 차출돼 출전했다. 8강 한국전에서 승부차기 4번째 키커로 나선 호아킨은 정확하게 차려고 힘을 빼고 찼다. 하지만 이운재 골키퍼에게 방향을 읽혔다. 이운재가 선방했다. 이어 한국의 마지막 키커였던 홍명보가 강하고 정확한 슈팅으로 성공했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이긴 한국이 4강에 진출했다. 호아킨의 마음속엔 아직도 한국전 실축이 남아있던 것이다.
한편, 40세의 베테랑 호아킨은 본인 스스로 다음 시즌까지 현역 선수로 활약할 것임을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해 매우 기쁘다. 모든 팬의 응원 덕분에 우리가 우승했다. 다음 시즌까지 1년 더 현역 선수로 뛰겠다"라고 말했다.
[사진 = AFPBBNews]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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