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떻게 쳤는지 모르겠다."
KBO리그 3000타석 기준 '통산타율 1위'는 이정후(키움)다. 24일 고척 KIA전까지 0.340이다. 어떤 유형의 투수도 까다로워하지 않고 안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2017년 데뷔 후 김광현(SSG)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까지 3년간, 김광현에게 무려 19타수 10안타 타율 0.526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어떻게 그렇게 쳤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실제 이정후는 21일 인천 SSG전서 3년만에 다시 김광현을 만나 3타수 무안타로 완패했다. 유격수 땅볼-3루수 파울플라이-투수 땅볼. 단 한 차례도 외야로 타구를 보내지 못할 정도로 꽁꽁 묶였다.
SSG 김원형 감독은 김광현의 구위가 당연히(?) 3년 전만 못하다고 했다. 실제 그만큼 나이를 더 먹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19년과 2022년 평균 패스트볼은 147.1km서 146.0km으로 1.1km 줄어들었다. 대신 김광현이 2년간 메이저리그를 경험하며 변화구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고 평가했다. 슬라이더, 커브 비중은 확실히 높아졌다.
하지만, 이정후의 느낌에 김광현의 구위는 여전하다. "메이저리그에 가시기 전에도 좋았고, 그날도 좋았다. 미국 가시기 전에 상대전적이 운 좋게 좋았던 것이다. 정말 그땐 어떻게 쳤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퍼펙트였다. 이정후는 "정말 실투를 하나도 안 던지더라. 그리고 모든 공이 모서리(스트라이크 존)로 들어왔다. 슬라이더는 미국에 가시기 전에도 좋았지만, 더 좋아진 것 같다. 김광현 선배님의 공을 다시 치게 된 게 영광이었다"라고 했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서 향상된 또 다른 무기는 투구 템포다. 공을 받자마자 거의 바로 투구판을 밟고 투구 동작에 들어갔다. 올 시즌에도 여전하다. 이게 타자들에겐 굉장한 압박이 될 수 있다. 자신의 타격 준비 동작 리듬과 안 맞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나 이정후는 "미국 가기 전에도 빨랐다. 특히 더 빨라진 느낌은 없었다"라고 했다.
키움과 SSG는 아직도 13차례의 맞대결이 남아있다. 김광현과 이정후의 맞대결은 언제든 다시 성사될 수 있다. 포스트시즌 맞대결 가능성도 있다. 최고와 최고의 맞대결. 이정후가 겸손함을 드러냈지만, 그는 현역 KBO리그 최고타자다. 김광현도 이정후가 부담스러운 건 분명하다.
[김광현(위). 이정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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