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리틀 이대호', '포스트 이대호'로 불리던 유망주가 눈을 떴다. 이제는 '제1의 한동희'로 불릴 준비가 됐다.
한동희는 지난 2018년 1차 지명을 통해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시절 최고의 유망주였고, 롯데도 이대호에 이어 차기 4번 타자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한동희를 품었다. 그러나 너무 큰 기대를 가진 탓일까. 지난 4년간의 성장세는 매우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한동희는 올 시즌 20경기에 출전해 32안타 6홈런 17타점 13득점 타율 0.421 OPS 1.208을 기록하며 KBO리그를 폭격 중이다.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면서 타자들이 고충을 겪고 있다는 말도 지금의 한동희만큼은 예외다. 한동희는 타율과 홈런, 장타율, 최다 안타 부문에서 각각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외의 지표인 타점(3위), 득점(공동 5위), 출루율(2위) 부문에서도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래리 서튼 감독은 한동희의 '급성장'의 요인으로 '자신감'을 꼽았다. 사령탑은 26일 경기에 앞서 "자신감이 가장 큰 차이다. 작년에도 터질 듯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습이 나왔다. 길면 4주까지도 고전했었다. 지금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경기 중에 조정을 거치면서 다음 타석에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과 비하면 조정하는 모습이 매우 빠르다"고 평가했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한동희에게서 가장 달리진 점은 타격 포인트다. 지난해에도 한동희의 타격 포인트는 앞쪽이었지만, 올해는 그보다 더 앞에서 히팅 포인트가 형성되고 있다. 서튼 감독은 "작년에는 똑같은 컨택 포인트에서 헛스윙과 파울이 나왔다면, 올해는 강한 타격이 나온다. 타석에서 조정하는 능력, 구종 예상까지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서 지금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동희도 상대 투수가 던질 구종을 예상하고 타석에 들어서는 것이 타격 포인트가 앞으로 이동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입장. 그는 "작년과 비교하면 운도 많이 따르지만, 더 적극적이게 됐다. 확신을 갖고 타석에 많이 들어선다. 작년에는 80%였다면, 올해는 100~120% 확신을 갖는다"고 말 문을 열었다.
계속해서 한동희는 "타석에 들어서기 전 퀄리티컨트롤(QC) 코치님과 대화를 많이 한다. 예상 구종과 코스가 잘 맞아떨어지면서 확신이 더 생긴다. 고민을 하지 않고 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좋은 포인트가 형성이 된다. 생각을 비운 것도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올해 우타자와 37번 맞붙는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았던 윌머 폰트(SSG 랜더스)를 상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태극마크'는 당연히 욕심이 난다. 한동희는 "태극마크 자체가 영광스럽다. (김)진욱이나 (박)세웅이 형이 도쿄올림픽을 다녀온 뒤 대화를 많이 했는데, 배울 점도 많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하더라. 나도 태극마크를 달게 된다면 타 팀 선수들에게 몰랐던 것도 물어보고 하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3할-30홈런-100타점을 시즌 목표로 잡아왔던 한동희의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무조건 팀이 우선이다. '우상' 이대호가 은퇴하기 전에 가을 무대를 밟는 것이 목표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 성적을 찾아보지는 않는다. 그는 "기록은 따로 안 찾아보는데 주위에서 보내주더라. 시즌이 끝났을 때까지 잘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웃으며 "올해 개인 목표는 따로 생각하지 않았다. 팀이 가을 무대로 가는 것이 첫 번째"라고 거듭 강조했다.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