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타→득점→실책' 롤러코스터, 가장 익숙한 곳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놓친 '60억 타자'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대구 유진형 기자] 시작은 좋았으면 가장 익숙한 곳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놓치며 고개를 떨궜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모습이었다.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는 LG 박해민이 삼성에서 이적 후 정규시즌 처음 친정팀을 상대하는 경기였다.

최근 1번 타자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박해민은 이날도 리드오프로 출전해 삼성 팬들을 만났다. 1회초 경기 시작과 함께 타석에 들어선 박해민은 3루쪽 삼성 팬들과 3루 삼성 더그아웃을 보며 모자를 벗고 공손히 인사했다. 팬들도 친정팀을 찾은 박해민에게 큰 박수로 화답했다.

그리고 박해민과 포수 강민호는 밝게 웃으며 주먹 인사를 했고, 선발 투수로 뷰캐넌과도 거수경례로 인사하며 반가움을 표현했다.

1회초 첫 타석 뷰캐넌의 7구째 커터를 받아쳐 안타를 기록한 박해민이 빠른발을 이용해 2루까지 파고들며 2루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1사 2.3루 김현수의 1루 땅볼 때 과감하게 홈으로 파고 들며 선취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까지 푸른 유니폼을 입고 박해민이 보여줬던 플레이를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라팍에서 친정팀을 상대로 보여준 것이었다.

하지만 기분 좋은 플레이는 여기까지였다. 6회말 수비에서 실책을 범했다. 6회말 무사 1,2루 피렐라의 중전 안타 때 달려 나오면서 포구하려다 공을 놓쳤다. 짧은 안타라 2루주자가 득점하기에 힘든 상황이었지만 박해민의 실책으로 실점을 허용했고 피렐라는 2루까지 안착했다.

그리고 이어진 2사 만루 위기에서 최영진 안타 때는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박해민이기 때문에 잡을 수도 있었던 아쉬운 수비가 나왔다. 방망이 끝에 맞은 짧은 타구였다. 박해민은 전력 질주를 했고 마지막엔 다이빙캐치를 시도했다. 하지만 공이 글러브 바로 앞에서 떨어졌다. 그사이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4-4 동점이 됐다.

KBO리그에서 이런 수비를 가장 잘하는 선수 중 한명인 박해민이었기 때문에 잡을 수도 있었던 타구였다. 본인 스스로 너무 아쉬워했다.

4-5로 역전을 당한 박해민은 수비의 아쉬움을 공격에서 만회하려 했다. 7회초 1사 1루서 뷰캐넌의 투구가 원바운드가 되며 옆으로 살짝 빠지자 거침없이 2루로 달렸다. 하지만 강민호 포수의 정확한 송구로 아웃이 되며 추격하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9회초 마지막 타석 때는 오승환의 돌직구에 삼구 삼진을 당하며 이적 후 라팍 첫 나들이를 이렇게 마쳤다.

박해민은 LG와 4년 총액 60억 원 FA 계약을 하기 전까지 10년 동안 삼성에서만 뛰었다. 지난 시즌은 삼성의 주장으로 6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가장 익숙한 땅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연달아 실패한 박해민으로서는 너무나도 아쉬운 경기였다.

[아쉬운 모습으로 팀 패배를 막지 못한 LG 박해민. 사진 = 대구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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