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큰 스윙을 안 한다."
KIA 내야수 류지혁은 더 이상 '슈퍼백업'이 아니다. 드문드문 출전하면서도 날카로운 타격을 하더니, 박찬호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자 주전 3루수를 꿰찼다. 그리고 최근에는 리드오프로 자리매김했다.
김종국 감독의 신뢰가 대단하다. 김 감독은 27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시즌 초반 가끔 대타로 나갔는데, 그때도 좋았다. 스타팅으로 못 나가도 자기만의 루틴으로 연습을 하면서 준비를 잘 했다. 스타팅을 나간 뒤에도 큰 스윙을 안 한다"라고 했다.
류지혁은 2012년에 입단, 어느덧 11년차를 맞이했다. 두산 시절 전천후 슈퍼멀티백업으로 유명했다. 2020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입단한 뒤 없어선 안 될 내야 퍼즐로 거듭났다. 본래 수비와 주루가 좋은데 올 시즌에는 타격까지 좋아졌다.
27일 수원 KT전서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래도 19경기서 53타수 17안타 타율 0.321 1홈런 10타점 7득점 OPS 0.772다. 나성범과 함께 KIA 주전타자들 중 애버리지가 가장 높다. 해결사 나성범을 리드오프로 쓸 수 없으니, '유이'한 3할타자 류지혁을 라인업 맨 위에 적는 건 자연스럽다.
사실 KIA는 최근 몇 년간 리드오프에 적합한 선수가 없었다. 2021시즌 리드오프 최원준이 군 입대하며 다시 리드오프를 찾아야 했다. 김 감독이 개막전에 낙점한 리드로프는 슈퍼루키 김도영. 그러나 김도영은 프로 1군의 벽을 실감하며 흔들렸다.
이후 타격감이 좋은 박찬호, 중심타선과 테이블세터 모두 가능한 소크라테스 브리토, 발 빠르고 애버리지가 좋은 고종욱을 기용했으나 적합하지 않았다. 박찬호와 고종욱은 부상으로 1군에서 빠졌고, 소크라테스는 아무래도 중심타선에 들어가는 게 좀 더 어울린다.
류지혁은 1번 타순에서 5경기, 32타수 11안타 타율 0.344 6타점이다. 박찬호가 1번 타순에서 5경기, 18타수 8안타 타율 0.444 2타점이다. 그러나 현재 없는 전력. 반면 김도영은 6경기서 1번 타순에 들어섰으나 25타수 1안타 타율 0.040이다. 소크라테스는 4경기서 1번 타순에 들어갔으나 14타수 1안타 타율 0.071 3타점.
김 감독은 "류지혁은 컴팩트한 스윙, 컨택 위주의 스윙을 한다. 애버리지도 높고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만든다. 자기 스타일에 맞는 매커닉이 좋다. 당분간 1번 타자로 출전시킬 것이다"라고 했다. 김도영을 부담 없이 하위타순에 배치하면서, 잘 맞는 류지혁에게 최대한 타격기회를 주겠다는 구상이다.
박찬호가 위기다. 김도영은 3루보다 유격수 수비가 안정적이다. 류지혁도 공수 모두 탄탄하다. 박찬호가 햄스트링 부상을 털고 돌아오면 자리가 마땅치 않다. 결국 톱타자와 유격수, 3루수를 두고 류지혁, 박찬호, 김도영의 경쟁구도가 형성될 조짐이다. 현 시점에선 류지혁에게 기회가 왔다.
김 감독은 "김도영이 유격수로 잘 하고 있다. 주 포지션이 유격수이니 심리적으로 편안해 보이고, 움직임도 편하게 보인다. 류지혁은 3루수로 잘 해준다. 박찬호가 복귀하면 잘 하는 선수 위주로 나가는 게 맞다"라고 했다.
[류지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