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지난 27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LG가 2-0으로 앞선 8회말 공격 1사 2루서 홍창기 타석. 홍창기는 투수 이재익을 상대로 평범한 유격수 앞 땅볼을 쳤다. 유격수 김지찬은 타구를 쉽게 잡아 1루로 던졌다.
하지만 공은 어이없게도 1루수 오재일 오른쪽 옆을 한참 벗어나 날아갔고 홍창기는 2루에 안착했다. 2루주자 박해민은 홈에 들어와 한점을 추가, 3-0이 되면서 승부는 거의 끝난거나 다름없어졌다.
실책을 저지른 김지찬도 어이가 없다는 듯히 허탈한 모습이었다. 중계를 하던 박용택 해설위원도 “지금 실책은 뼈아프다”며 “급한 상황도 아니고 어렵게 잡은 것도 아니었다. 마음이 급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사실 김지찬이 송구를 제대로 못하는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가끔 실수를 범한다. 그래서 김지찬의 이같은 어이없는 실수를 보면서 든 생각은 ‘입스(Yips)’가 생긴 것이 아닌가라는 것이다.
입스는 골프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용어이다. ‘골퍼가 샷을 하기전에 실패에 대한 두려운 생각이 먼저 들어 미스샷을 하는 것’ 을 의미한다.
원래 골프에서 사용한 것이 아니라 일찍이 피아노 등 예술 및 공연 분야에서 있었다고 한다. 두려움으로 인해 원래 대로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일종의 마음의 병이다.
이 입스를 김지찬에 대입해보면 이런 것이다. 김지찬은 이미 마음속에 ‘타구가 나에게로 오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을 갖고 막상 공이 굴러오면 ‘잘못 던지면 어떡하지, 아냐 잘 던질 수 있어’ 등 여러 가지 생각에 포구부터 송구까지 전체적인 과정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바람에 실책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김지찬은 피지컬적인 문제가 좀 있긴하다. 프로필상 키가 163cm밖에 되지 않는다. 어깨도 강견이 아니라고 한다.
고교시절에는 유격수에서도 1루 송구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는 빠른 발을 가진 타자가 많고 타구도 더 강하다. 어깨가 강하지 못하다보니 심리적인 부담감 때문에 송구를 제대로 못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입스를 고치는 방법은 각자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피나는 연습밖에 없다고 한다. 즉 김지찬이 유격수 자리에서 수많은 연습을 통해서 송구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는 것이다.
또 어떤이는 마음의 병이니 만큼 정확한 송구의 모습을 생각해서 나름대로의 ‘루틴’을 만들어 극복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누구보다도 김지찬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가장 먼저 파악을 해야하고 감독 등 코칭스태프가 도와주어야 한다.
한편 많은 야구인들은 김지찬이 프로에서 유격수로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한다. 어깨 등의 상태를 봐서는 2루수가 제격이라는 것이다.
KIA의 김선빈처럼 수비와 송구 부담을 들어줄 수 있는 2루수가 김지찬의 체격에 맞는 포지션이라고 한다. 하지만 삼성에는 김상수가 버티고 있어서 이마저도 기대할 수가 없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