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김호철 IBK감독이 이탈리아 생활을 접고 처음 사령탑에 오른 팀은 현대캐피탈이었다. 2003년말이었다.
당시 현대캐피탈의 주전 세터가 바로 권영민이다. 당시만해도 현대캐피탈은 모래알 같은 조직력을 가진 팀이었다. 명가 재건을 위해 김호철 감독은 혹독한 훈련으로 팀을 정비해 나갔다.
이때 가장 혹독한 훈련을 받은 선수가 권영민이다. 세터가 배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고 감독이 또 세계적인 세터 출신이다보니 권영민은 정말 매일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김호철 감독은 “권영민이가 재능은 있었는데 창조적인 능력이 좀 부족했다. 그냥 대학때부터 배웠던 스타일대로만 토스를 올렸다. 그래서 그걸 바꾸기 위해 수없이 훈련했다”고 밝혔다.
김호철 감독의 ‘애제자’이면서 한때는 ‘아픈 손가락’이었던 권영민이 지난 25일 신임 한국전력 감독에 임명됐다.
한국전력은 "선수 육성을 통한 명문 구단 도약이라는 목표 하에 이를 위한 리더십과 성실성 등을 고려해 신임 감독을 결정했다"라고 권영민 감독을 선임한 배경을 밝혔다.
애제자가 감독으로 임명된 후 김호철 감독은 권영민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고 한다. 이미 감독 발표가 있기 전부터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했고 권영민도 조언을 구했다는 것이다.
김호철 감독은 권영민 감독에게 “배구를 보는 눈을 키워라. 그리고 공부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김 감독이 ‘공부하는 지도자’를 강조한 이유는 배구도 시대에 따라 변화기 때문에 감독이라면 이 흐름을 빨리 파악하고 변화에 빨리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호철 감독 본인도 영상으로나 책으로나 끊임없이 공부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김 감독은 “절대로 현재에 만족하지 말아야 한다”며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선수들 개개인의 장단점을 빨리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영민 감독이 한국전력에서 세터로 활약했고 2018년부터 한국전력 빅스톰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서 수석코치를 거쳐서 감독으로 임명되었기에 그 누구보다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코치때나 수석코치때는 어디까지나 감독의 보조역할을 했을 뿐이다. 이제 한국전력의 성적은 오롯이 권영민 감독의 책임이다. 본인의 능력을 보여주면서 팀을 만들어가야 한다.
김호철 감독은 “지난 20년 동안 보아온 권영민 감독은 노력형이다. 경험도 많다. 아마도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다”라고 밝혀 애제자에 대해서 큰 기대를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