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0월에 홈런 3개를 쳤다. 2020년 10개 넘게 쳤을 때의 느낌을 받았다. 11월부터 바로 훈련에 돌입했다."
키움 간판스타 이정후의 애버리지는 무려 0.340이다. 3000타석 기준 통산타율 1위. 더 이상 이정후에게 애버리지를 논하는 건 의미 없다. 매일 안타 1~2개가 보장된 특급타자다. 그러나 이정후의 욕심은 끝이 없다.
2020시즌에 15홈런을 친 게 발단이었다. 2021시즌을 준비하면서, 홈런을 늘리기 위해 퍼올리는 스윙을 시도하다 예전의 좋았던 밸런스를 잃고 옆구리 부상에 시달렸다. 이정후도 "2021시즌 준비하면서 캠프 때부터 접근을 잘못했다. 더 많은 홈런을 치려다 시즌 초에 안 좋았다. 밸런스를 찾는데 애를 먹었다"라고 했다.
희한하게도 예전의 스윙으로 돌아가니 다시 장타력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9~10월에 타율 0.383에 4홈런 31타점을 몰아쳤다. 이정후는 "안타에 치중하는 배팅을 했는데 10월에 3홈런을 쳤을 때는 안타도 치면서 타구에 힘이 실리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했다.
그 당시의 스윙 매커니즘을 잊고 싶지 않았다. 11월 초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쳤지만, 11월 중순에 곧바로 2022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이정후는 "그때 좋았던 느낌을 정립하고 싶었다. 올 시즌 시작은 괜찮은 것 같다. 홈런을 치려고 준비했다기보다 더 강한 타구를 치고 싶다. 하드히트 비율을 높이고 싶다. 얼마든지 좋은 타구를 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22경기서 타율 0.315 4홈런 19타점 11득점 OPS 0.884 득점권타율 0.455. 시즌 애버리지가 개인통산 애버리지보다 살짝 떨어지지만, 여전히 정교하다. 장타력이 돋보인다. 홈런을 4개 쳤고, 2루타도 6개를 생산했다.
홈런 페이스가 상당하다. 22경기, 98타석에서 4홈런을 생산했다. 키움의 잔여 121경기서 4타석씩 소화한다고 가정해보자. 19.76홈런을 추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단순 수치상 23~24홈런이 가능하다는 의미.
3할4푼 타자가 20홈런이 가능하다? MVP 도전을 넘어 아메리칸드림이 구체화될 수 있는 수치다. 이정후는 2023시즌 후 한미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다. 올해와 내년, 2년이라도 3할과 20홈런을 동반 생산한다면, 이정후에 대한 미국의 평가는 더 좋아질 게 확실하다. 몸값의 시작점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이정후가 홈런 생산능력이 떨어져도 3할2~3푼을 꾸준히 칠 수 있다면 메이저리그 진출이 충분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심지어 추신수(SSG)는 일단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에 경험을 쌓으면서 파워를 늘려갈 수도 있다고 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도 낙관했다.
참고로 이정후는 중견수 수비에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 어깨, 타구 커버 범위 등 특급 수비력을 자랑하는 선수들만큼은 아니더라도, 보통 이상은 된다는 평가다. 그는 "타격에 가려서 그렇지 수비도 나쁘지 않게 한다고 생각한다. 리그에 좋은 중견수 선배님들이 있다. 어떻게 하는지 본다. 어깨는 자신 있다. 내가 주자를 진루하지 못하게 하면 투수들에게도 이득이다. 수비력도 더 발전하고 싶다"라고 했다.
일단 이정후가 2021시즌 막판의 좋은 감각을 꾸준히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특급타자에게도 슬럼프는 무조건 찾아온다. 올 시즌 20홈런을 넘기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평가는 무조건 달라진다. 이정후의 아메리칸드림이 좀 더 선명해진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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