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공교롭게도 타순조차 두 KBO리그 정상급 2루수의 현재 위상을 보여주는 듯하다.
LG 트윈스가 29일 금요일 잠실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주말 3연전에 들어갔다. 버텨내는 전력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LG 트윈스와 5강을 넘보는 ‘다크호스’ 롯데의 이번 첫 3연전은 5월의 판도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중요한 시리즈다.
그런데 LG의 ‘흙수저’ 2루수 서건창(33)과 롯데의 ‘금수저’ 2루수 안치홍(32)도 팀 승패를 떠나 자존심을 건 개인 라이벌전이 펼쳐졌다.
1차전은 롯데가 9-4로 승리했고 안치홍도 1타점 2루타 포함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타율도 3할3리로 끌어올렸다.
LG 서건창은 2회 잘 맞은 2루타성 타구가 롯데 1루수의 호수비에 걸리는 등 불운이 있었고 2타수 무안타에서 5회말 대타 문보경으로 교체되고 말았다. 타율은 2할8리다.
LG 좌타자 서건창은 9번 타순에 포진했다. 롯데 선발은 우완 스파크맨이었다. 반면 안치홍은 3번 한동희, 4번 이대호에 이어 5번에 자리 잡아 중심타선을 구축했다.
LG 2루수 서건창은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08년 LG에 입단했다. 계약금이 없는 ‘연습생’ 신분이었다. 그러나 1경기에 나서 1타석 1삼진을 기록하고 곧바로 방출됐다. 서건창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군 입대 밖에 없었다. 현역으로 복무하고 2012년 넥센 히어로즈에 다시 테스트를 받고 신고 선수로 입단했다.
두 번의 신고 선수 경력과 현역 복무는 KBO리그에서 흔치 않은 경우이다. 그야말로 ‘흙수저’였다.
그러나 서건창은 넥센 히어로즈에서 인생 역전을 이뤄냈다. 2012 시즌 바로 주전을 확보해 신인왕을 수상한 뒤 2014시즌 128경기에 출장해 543타수 201안타, 48도루 등을 기록하며 KBO리그 최초의 한 시즌 ‘200안타’ 타자가 됐다. 시즌 MVP도 그의 몫이었다.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3회(2012 2014 2016) 수상하고 2016시즌부터 2019시즌까지 4년 연속 3할 타자에 올랐던 서건창은 지난 시즌 7월27일 LG 트윈스로 트레이드됐다. 투수 정찬헌이 키움으로 왔다.
모두들 놀란 트레이드였다. 서건창은 FA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키움 히어로즈 구단과의 연봉 계약에서 자진 삭감하는 초강수를 뒀다. 3억5000만원이던 연봉이 2021시즌 2억2500만원으로 내려갔다. 시즌 후 FA 등급을 유리하게 받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LG 트윈스에서 성적도 따라오지 않아 결국 FA 신청을 1년간 유보하는 ‘재수’를 선택했다.
서건창이 고난의 길을 걸은 반면 롯데 2루수 안치홍은 ‘금수저’라고 해도 된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09년 신인 2차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KIA에 지명됐다. 연배로 서건창의 1년 밑이다. 군복무는 경찰 야구단에서 했고, 서건창보다 1년 먼저 2020시즌 롯데와 2+2년 FA 계약했다. 2020~2021시즌 26억원에 2년을 더해 4년 총액 규모가 56억원이다.
안치홍은 서건창과 골든글러브 수상 횟수는 3회로 같은데 두 차례(2009, 2017)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이 있다. 서건창의 올시즌 연봉은 2억6000만원이다. 안치홍은 10억원으로 큰 차이가 난다. 그러나 최고 2루수라는 자부심은 두 선수 모두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라이벌전이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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