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윤욱재 기자] 7회까지는 완벽했다. 그러나 야구라는 경기의 정규 이닝은 9회까지다.
삼성에게는 악몽 같은 밤이었다. 삼성은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NC와의 경기에서 6-10으로 역전패했다.
7회까지만 보면 삼성의 승리가 당연해 보였다. 삼성은 선발투수 알버트 수아레즈가 최고 152km까지 나온 패스트볼을 앞세워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선에서도 오재일의 홈런포가 터지는 등 필요할 때 득점을 올리면서 7회까지 4-1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삼성은 8회초 좌완투수 이승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런데 어째 출발부터 불안했다. 8번타자인 김응민에게 볼넷을 허용한 이승현은 서호철에게 130km 슬라이더를 던졌으나 좌월 2점홈런을 맞고 말았다. 삼성이 순식간에 4-3 1점차로 쫓긴 것이다.
허나 벤치는 요지부동이었다. 대기 타석에 손아섭, 도태훈, 닉 마티니, 노진혁 등 좌타자들이 대거 포진한 것을 의식해서인지 마운드에 있던 좌투수 이승현을 고집했다. 이승현은 손아섭에 중전 안타를 맞았고 이어진 1사 2루 위기에서는 박건우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4-4 동점이 된 것.
그럼에도 투수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미 흔들리고 있던 이승현은 마티니에게도 우전 안타를 맞았고 길어진 수비 이닝에 야수진도 집중력이 떨어졌는지 우익수 실책까지 겹치면서 주자의 진루를 허용했다. 여기에 노진혁이 허를 찌르는 번트를 댔고 안타로 이어지면서 NC에 4-5 역전까지 내주고 말았다.
그제서야 삼성은 투수교체를 단행했다. 그러나 이미 분위기는 NC 쪽으로 기운 뒤였다. 이승현을 대신해 문용익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오영수에 144km 직구를 던진 것이 좌월 3점홈런으로 이어졌다. 8회에 홈런을 때린 서호철과 오영수 모두 프로 데뷔 첫 홈런이었다. 어쩌다 삼성이 데뷔 1호 홈런 자판기로 전락한 것일까. 삼성은 마침 8회말 공격에서 2점을 얻으며 추격을 이어갔다. 타선에는 힘이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불필요한 실점을 조금이라도 줄였다면 경기는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그러나 삼성에겐 너무 허망한 8회였다.
마침 이날 NC는 코치 2명이 폭행 사건이 휘말려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태였다. 그런데 NC에 일격을 당하면서 시리즈 전체 분위기도 바뀔 위기에 처했다. 다음날에는 '술판 파동'을 일으켰던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이 1군 무대로 복귀할 예정이다. 삼성으로선 연승을 이어갈 기회가 연패를 당할 위기로 바뀐 셈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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