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허탈해서 어쩌나…
KBO는 만 24세 이하, 구단 별 최대 3명, 와일드카드 3장 등 항저우 아시안게임 관련 몇 가지 선수선발 원칙을 세워놨다. 그러나 아시아올림픽평의회는 6일(이하 한국시각) 대회 연기를 전격 발표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후폭풍 탓이다.
남자 스포츠선수에게 아시안게임은 올림픽 못지 않게 동기부여가 되는 대회다. 금메달리스트에게 병역특례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병역 미필자들이 아시안게임 시즌에 애버리지 이상으로 맹활약하는 사례가 꼭 나온다.
그런 점에서 몇몇 선수들은 대회 연기가 허탈할 법하다. 대표적 선수가 롯데 한동희다. 한동희는 데뷔 5년만에 역대급 브레이크 아웃 시즌을 보낸다. 6일까지 타율 0.400(1위) 7홈런(2위) 22타점(2위) 17득점 OPS 1.146(2위). 1999년생으로 나이기준에도 맞아떨어지고, 병역도 해결하지 않은 상태다.
마운드에선 역시 롯데의 박세웅이 가장 아쉬울 수 있다. 올 시즌 6경기서 4승(2위) 평균자책점 1.47(4위). 한동희와 함께 시즌 초반 롯데 돌풍을 이끄는 핵심 주역이다. 1995년생, 만 27세로 연령 제한에 걸리지만, 강력한 와일드카드 후보로 분류됐다. 게다가 아직 병역 미필자다.
이밖에 24세 이하 미필자 중에선 김혜성(키움)과 이의리(KIA)가 나란히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었다. 둘 다 도쿄올림픽 멤버였고, 2년 연속 태극마크를 노렸다. 김혜성은 올 시즌 30경기서 타율 0.296 13타점 17득점 8도루다. 2루로 옮긴 뒤 실책은 단 2개.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A(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0.731로 리그 전체 1위다. 올 시즌 가장 안정적인 2루수다.
이의리는 6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45. 1승에 불과하지만, 내용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현재 KIA의 구단 최다 12회 연속 퀄리티스타트의 시작이었다. 세 차례 퀄리티스타트를 해냈다. 작년에 신인치고 경기운영능력이 안정적이었다. 올해도 여전하다.
이밖에 20대 선수들 중 4월을 잘 보낸 선수가 여럿 있다. 꼭 미필자가 아니더라도 성인대표팀에 한번도 발탁되지 못한 박성한(SSG)도 타율 0.310 2홈런 14타점 14득점이다. WAA 0.621로 전체 2위, 유격수 1위다. 올 시즌 최고 공수겸장 유격수다.
그러나 이들이 좌절하거나 허탈할 필요는 없다.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취소될 가능성은 없다. 2023년에 정상 진행할 전망이다. 올해만 하고 야구를 그만둘 것도 아니고, 지금부터 내년까지 계속 좋은 리듬과 컨디션을 이어가면 된다. 내년까지 잘해서 자신의 애버리지를 올리면 대표팀 승선 기회는 찾아온다. 그 사이 연봉도 올라갈 수 있다. 마음을 다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이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20대 선수들은 팀 우승과 연봉 상승 등 눈 앞의 현실적인 목표를 쫓으면 된다. 오히려 골치 아픈 건 선수들 군 입대 시기를 조율하고 관리하는 10개 구단 프런트 담당자들이다. 도쿄올림픽 연기 때 한 차례 겪어봐서 노하우가 있지만, 그래도 군 입대 계획을 새롭게 짜는 건 번거롭고 복잡한 작업이다. KBO의 아시안게임 선수선발 원칙이 바뀔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위에서부터 한동희, 박세웅, 김혜성, 이의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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