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가 셔츠 벗고 입수”…호주 기상캐스터, 생방송 중 물에 빠진 소년 구해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호주의 한 기상캐스터가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10세 소년을 구하는 모습이 생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5일(현지 시각) 호주 7뉴스에 따르면 이날 저녁 호주 골드 코스트에서 일기예보 생방송을 하던 폴 버트는 한 소년이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버트는 서핑객들을 위한 날씨 상황을 전하다 바다에 빠진 소년을 발견하고 주저 없이 물에 뛰어 들어갔다. 그는 곧 물에 젖어 거치적거리는 셔츠까지 벗어버리고 소년 쪽으로 헤엄쳐 들어갔다. 이어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합세해 소년을 구해 뭍으로 나왔다. 이는 생방송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구조 직후 버트는 축축한 셔츠를 다시 입고 머리카락이 젖은 채로 방송을 이어갔다. 버트는 “파키스탄에서 온 10살 소년이 물에 빠졌다”며 “그의 아버지는 ‘잭, 잭’이라며 소리쳤고 어머니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에게 도달하기까지 약 10분이 걸렸다”며 “그를 잃어버리는 줄 알았다. 나 또한 가족이 있고 비슷한 또래의 아들이 있는데 그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버트는 “4~5명 정도 사람들이 함께 힘을 합쳐 그를 구했다”며 “그는 살아있고 숨을 쉬고 있으며 의식도 있고 말도 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소년이 상당한 양의 물을 마셨을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버트는 구조 상황을 설명하면서 “방금 본 것처럼 바다 물에 빠지는 지점이 위험하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수영 경험이 적은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며 “이번 주에만 골드 코스트에서 6건의 구조가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이를 촬영하던 카메라맨 제프 보우든은 “소년과 버트가 함께 익사할까봐 두려웠다”고 말했다.

소년은 구조된 후 골드코스트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7뉴스는 지난달 27일에도 한 남성이 파도에 휩쓸려 결국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며 반드시 안전한 구역에서만 수영할 것을 강조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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