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조금 더 잘할 것 같은데요?"
KT 위즈 박병호는 지난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3차전 원정 맞대결에 1루수,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2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선봉장에 섰다.
박병호의 방망이는 경기 중반부터 제대로 터졌다. 박병호는 1-0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6회초 무사 1루에서 두산 선발 곽빈의 2구째 135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잠실구장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8호 홈런으로 비거리 115m를 마크했다.
대포는 한 방에 그치지 않았다. 박병호는 4-0으로 앞선 8회초 바뀐 투수 윤명준의 초구 122km 커브를 이번에도 거침없이 잡아당겼고, 타구는 담장을 넘어가 돌아오지 않았다. 시즌 9호. 개인 통산 20번째 연타석 홈런이자 2009년 7월 3일 두산전 이후 무려 13년 만에 나온 연타석포였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KT 위즈와 3년 총액 30억원에 계약을 맺으면서 9년간 몸담았던 히어로즈를 떠났다. 2019시즌 이후 모두가 박병호에게 '에이징 커브'가 왔다고 했지만, KT는 굳건한 믿음을 보냈고,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박병호는 KT로 이적하면서 완벽히 부활했다. 올 시즌 28경기에 출전해 27안타 9홈런 22타점 15득점 타율 0.276 OPS 0.926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타율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언제든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는 능력을 제대로 선보이고 있다.
박병호는 홈런은 어느새 KBO리그 단독 1위, 장타율은 0.571로 리그 4위, OPS는 리그 5위, 타점도 공동 2위(22점)까지 올라선 상황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에이징 커브'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활약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7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박병호가 이렇게까지 잘할 줄 알았나'라는 질문에 "조금 더 잘할 것 같은데요?"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페이스는 잘 가고 있는 것 같다. 박병호 앞뒤로 타자들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저렇게 이겨내는 것을 보면, 6월에 부상 선수들이 다 돌아오면 괜찮을 것 같다"고 기대를 품었다.
현재 KT는 주축 선수들이 여럿 이탈한 상황이다. 강백호와 헨리 라모스가 발가락 부상, 마운드에선 윌리엄 쿠에바스가 없다. 지난 6일 경기에서는 황재균이 수비 도중 부상을 당했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에서 복귀했을 때 무게감이 더해진 타선에서 박병호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KT 위즈 박병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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