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키움 에이스 안우진에겐 우울한 토요일 밤이다.
안우진이 7일 고척 SSG전서 무려 159km짜리 패스트볼을 던졌다. 4월2일 롯데와의 개막전, 4월26일 대전 한화전 등 올 시즌 종종 패스트볼 159km를 뿌린다. 이미 157~158km 패스트볼은 쉽게 구경할 수 있다.
0-0이던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SSG 추신수에게 볼카운트 1S서 2구에 159km 불꽃이 날아갔다. 추신수는 파울 커트 했다. 3구에 무려 20km 느린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안우진은 두 종류의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의 커맨드가 좋아지면서 157~9km 패스트볼과 엄청난 시너지를 낸다.
예전에 비하면 제구의 기복은 많이 사라졌다. 그러나 여전히 좋지 않은 구단이 '갑툭튀'한다. 이날 5회 1사 이후가 그랬다. 그 시점까지 노히트 행진이었다. 그런데 김강민에게 156km 패스트볼을 던지다 좌중간 2루타를 맞았다. 그럴 수 있었다.
그러나 최주환과의 승부가 뼈 아팠다. 158km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이끌었으나 2B2S서 체인지업을 선택했다. 이게 밋밋하게 들어가면서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선제 결승 1타점 3루타로 연결됐다. 마치 하이패스트볼이 느리게 들어가는 듯했다.
결과론이지만, 키움으로선 차라리 빠른 공을 선택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이미 최주환이 빠른 공에 취약점을 드러냈고, 더구나 6일까지 올 시즌 타율 0.141로 규정타석 타율 최하위일 정도로 대단히 타격감이 좋지 않은 타자다.
최주환의 타구에 대처하는 키움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도 대응도 허술했다. 최주환의 타구는 맞는 순간 담장을 넘어가거나 담장을 직격할 정도로 빠르고 날카로웠다. 그러나 푸이그는 타구를 워닝트랙까지 따라갔다. 미리 펜스플레이를 준비했다면 3루타가 아닌 2루타를 내줄 수도 있었다. 담장 상단을 직격한 뒤 데굴데굴 구르는 타구를 쫓아가다 수습할 시간이 더욱 지체됐다.
이때 크게 흔들린 안우진은 최지훈과 이흥련에게 연속 장타를 맞고 3실점했다.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사사구 3실점. 결코 나쁜 내용이 아니었다. 타선 지원을 못 받으며 3패(3승)를 안은 것도 맞다.
그러나 안우진은 이제 키움의 에이스다. 159km 패스트볼에 만족할 게 아니라 자신과 팀에 더 많은 승리를 안길 의무가 있다. 이날 맞대결을 펼친 SSG 외인 윌머 폰트의 최고 패스트볼 구속은 154km에 불과했다. 그러나 집중타를 최소화, 7이닝 동안 1점도 내주지 않았다. 폰트의 판정승이다. 안우진으로선 화려한 159km 이상의 내실을 채우기 위해 더 많은 걸 생각할 수밖에 없는 토요일 밤이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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