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올 시즌 LG는 안타를 친 선수들이 눈 밑에 손가락을 갖다 대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것은 김민호 코치가 스프링캠프 때부터 '잘했다'라는 칭찬의 의미로 사용하던 제스처였는데 선수들이 따라 하며 세리머니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안타 쳐서 잘했다'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 선수는 벌칙이 있을까? LG는 세리머니를 하지 않은 선수가 야수들에게 커피를 쏘는 벌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오지환이 세리머니 벌칙을 받았다.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오지환은 2루수 땅볼을 친 뒤 전력질주하며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후 거친 숨을 고르며 김호 코치와 이야기를 하다가 세리머니 하는 걸 깜빡 잊었다. 1루 더그아웃에서는 "세리머니 안 했어. 커피다"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오지환은 듣지 못했다.
아무것도 모르던 오지환은 루이즈의 유격수 땅볼 때 2루를 밟은 뒤 동갑내기 친구 삼성 김상수의 팔을 잡고 장난을 치며 즐거워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세리머니 벌칙에 대해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곧이어 LG의 공격이 끝났고 수비에 들어가기 전 김현수, 서건창, 박해민으로부터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오지환은 깜짝 놀랐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 하지만 동료들은 덕분에 공짜 커피 마신다며 즐거워했고 자신들의 수비 위치로 들어갔다. 세리머니가 선수단 분위기를 올려주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편 몇 년 전까지만 해도 KBO리그에서는 '상대를 자극하면 안 된다'는 야구계 불문율로 세리머니를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근 세리머니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각 팀들은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자신들만의 세리머니를 만들고 있다. 이제는 선수들의 세리머니가 또 다른 볼거리로 자리매김했다.
LG는 지난 시즌 '롤렉스 시계 세리머니'에 이어 올 시즌 '잘했다'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LG는 창원 NC파크에서 NC를 상대로 주말 시리즈를 쓸어 담으며 '잘했다' 세리머니를 마음껏 선보였다. 3연승을 달린 LG는 18승 14패를 기록해 공동 4위에서 2위로 점프했다.
[세리머니를 하지 않아 커피 벌칙을 받은 LG 오지환. 사진 = 대구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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