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때 박경완, 정상호, 이재원으로 안방을 꾸리던 시절이 있었다. 2022시즌 SSG에 꿈 같은 일이다.
SK는 적어도 포수 걱정은 하지 않았던 팀이다. 박경완이라는 KBO리그 최고 레전드 포수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박경완 전 감독대행은 SK에서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선수생활을 하며 2007~2008년, 2010년 우승을 이끌었다.
박경완의 뒤를 받친 포수들도 화려했다. 정상호와 이재원이었다. 정상호는 2001년 1차 지명자로서 2015년까지 SK에서 뛰었다. 박경완이 은퇴한 뒤 2014년과 2015년에는 100경기 이상 소화했다. 2006년 1차 지명자 이재원은 2014시즌부터 2020시즌을 제외하면 꾸준히 100경기 이상 나섰다. 포수가 1군에서 연간 100경기 이상 뛰는 건 나름대로 역량을 인정 받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정상호가 2016년 LG로 떠난 뒤 이재원을 뒷받침할 백업포수 고민이 본격화됐다. 설상가상으로 이재원이 4년 FA 69억원 계약을 체결한 뒤 내리막이다. 2020시즌에는 부진과 부상이 겹치며 80경기서 타율 0.185 2홈런 21타점에 그쳤다. 생애 최악의 시즌이었다.
2021시즌에는 107경기서 타율 0.280을 찍었으나 3홈런 30타점에 머물렀다. 올 시즌에도 출발이 좋지 않다. 18경기서 타율 0.151 5타점이다. 최근 컨디션 난조 및 피로누적으로 2군에 내려갔고, 2군 경기를 통해 복귀를 준비 중이다.
문제는 이재원이 좋지 않을 때 확 튀어 오른 포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2년 전, SK는 이재원 공백에 안방 공백을 절감하자 두산에 투수 이승진, 포수 권기영을 내주고 이흥련과 외야수 김경호를 급히 영입했다. 2년 전이나 지금이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재원이 또 빠지고 이흥련-이현석 체제에 한계를 느끼자 또 트레이드를 통해 김민식을 데려왔다. 거포 유망주 임석진과 왼손 불펜 김정빈을 잃었다.
트레이드 자체는 쏠쏠했다. 이흥련은 지난 2년간 제1의 백업포수로 요긴하게 활용했다. 김민식은 SSG의 도루저지 약점을 해결해줄 적임자다. 올 시즌 도루저지율 36.4%로 리그 최상위권이다. 2012년 데뷔 후 2017년 KIA로 떠날 때까지 몸 담았던 팀이기도 하다. 그만큼 적응이 수월해지는 측면이 있다. 이재원이 돌아오면, 이재원~김민식~이흥련 체제로 1군 안방을 정비할 수 있다.
다만, 미래가 불안한 측면은 있다. 이재원도 이미 만 34세로 적은 나이가 아니다. 그런데 김민식과 이흥련도 1989년생, 만 33세다. 결국 20대 포수를 집중육성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현 시점에서 SSG서 1군 주전급으로 확 튀어 오를만한 20대 포수는 보이지 않는다.
포수 육성은 참 어렵다. KIA가 박동원을 영입한 것만 봐도 단순히 SSG에만 국한된 고민이 아니라는 걸 알게 해준다. 그러나 대권을 노리는 팀이라면, 지속 가능한 강팀을 꿈꾼다면 이 방정식을 반드시 풀어야 한다. SSG가 2년만에 또 포수 트레이드를 하면서 명확한 과제를 안았다.
[김민식(위), 이흥련(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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