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까지 끼어든 '조민 일기장' 검찰 압수수색 진위 공방

[9일 조국 전 법무장관이 페이스북을 통해 소위 '조국 사태' 수사 당시 검찰이 딸 일기장을 압수해갔다며 증거로 제시한 사진. /조국 전 법무부장관 페이스북]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씨의 '일기장' 압수여부가 논란이 됐다.

9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용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2019년 자택 압수수색 도중 딸 조민씨의 일기장을 압수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수사지휘 라인에 있었던 한 후보자는 "'일기장' 압수는 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답변했다.

이날 오후 3시경 "조민씨의 일기장을 압수했느냐"는 김용민 의원의 질의에 대해 한 후보자는 "수사팀에 압수한 적이 있냐고 물으니 없다고 한다. 잘못 아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조국 전 장관이 페이스북에 오후 3시38분 "딸의 중학생 시절 일기장은 딸의 항의로 현장에서 돌려주었으나, 고교생 시절 일기장은 압수해갔다"며 한 후보자 답변에 대해 반박하는 취지로 글을 올렸다.

민형배 의원이 조 전 장관의 페북 글을 근거로 다시 오후 6시경 "일기장 압수가 맞지 않느냐"고 다시 묻자 한 후보자는 "수첩을 말 하는 거다, 일정표. 일기장과 일정표는 다르다. 일정표는 무슨 날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적어 놓는 것으로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조 전 장관은 한 후보자 답변에 재반박하는 취지로 오후 6시24분 "자택 압수수색 목록. 딸 일기장 압수하지 않았다고?"라는 글과 당시 압수물품 목록 일부를 찍은 사진을 첨부해 게시했다.

조 전 장관이 올린 사진에는 △수첩 △WD HDD △메모장 등과 함께 '다이어리(검정색)'이라는 목록이 있다. 조 전 장관이 '일기장'이라고 주장한 건 압수품 목록엔 '다이어리'로 적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후 9시50분에도 자신의 페북에 "이제는 '일정표'라고 한다. 압수수색한 일기장 앞에 연별 월별 일정표가 있다. 그리고 그 뒤 부분에 날짜별로 딸의 내밀한 이야기가 적혀 있다. '일정표'라고 하는 압수물을 공개하라"며 한 후보자 답변에 대해 반박하는 취지로 글을 올렸다.

지난 2019년 9월23일 검찰이 조 전 장관의 방배동 자택을 압수수색했을 당시에도 딸 조씨의 일기장(혹은 다이어리) 압수여부가 이미 언론보도로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보도된 내용과 검찰, 조 전 장관 변호인 측의 설명에 따르면 조씨의 중학교 2학년 시절 일기장(혹은 다이어리)을 두고 실랑이가 있었던 것은 사실로 보인다.

당시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쟁점이 되는 조민씨의 2007년 인턴기간이 포함된 일정표를 찾기 위해 물건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중학생 시절 다이어리가 있었을 뿐이고 압수대상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고 압수하려고 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가짜 인턴 의혹규명을 하기 위해 일정표 및 플래너가 압수대상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압수수색 시 업무수첩 등 개인 일정표가 기본 압수명단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반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조 전 장관 측 변호인들은 "중학교 2학년때 썼던 일기장과 중고등학교 때 쓰던 폴더폰까지 검찰 수사관들이 가져가려고 했다. 영장목록에 없었던 것이라 제지했고 결국 고등학교 1학년 때 썼던 다이어리를 가져갔다"고 했다.

결국 2019년 9월 압수수색 당시에 검찰이 압수해갔던 물건 중에 조민씨의 고2 시절 '다이어리(혹은 일기장)'가 있었던 것은 사실로 보인다.

하지만 '다이어리'에 대해 검찰과 한 후보자는 피의자의 동선을 확인할 수 있어서 수사대상에 해당해 압수할 수 있는 '일정표'라는 입장인 반면, 조 전 장관 측은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기록이 들어 있으므로 '일기장'으로 봐야한다는 주장이다.

'조민 일기장 압수설'은 이번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청문위원인 민주당 의원들 입에서 실제로 언급돼 불거지기 전에도, 조 전 장관 지지자 사이에선 '정설(定說)'로 굳어져 있었던 얘기다. 포털 뉴스 댓글에도 자주 언급될 정도로 널리 퍼져 있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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