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떻게 보면 충격적이지만, 이해도 된다.
SSG가 안방보강을 위해 KIA에서 영입한 포수 김민식이 마침내 친정 복귀전을 가졌다. 12일 대구 삼성전서 9번 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김원형 감독은 일찌감치 김민식의 첫 선발출전을 이 경기로 점 찍었다.
김민식은 KIA에서 도루저지율 36.4%를 기록했다. 타격이 떨어져도 KIA에서 중용 받았던 이유다. 이러니 올 시즌 '총체적 난국'의 도루저지능력을 보여주는 SSG가 거포 유망주와 좌완 불펜을 희생할 수밖에 없었다.
극단적 투고타저 시즌이다. 모든 팀이 뛰는 야구를 강화했다. 그리고 전력이 강한 SSG도 모든 박빙 경기를 이기긴 어렵다. 도루저지에 대한 약점을 해결하지 못하면 순위다툼서 치명적일 것이라는 위기감이 있다.
결과만 놓고 보면 김민식의 선발포수 데뷔전은 실망스러웠다. 타격이 아닌 도루저지 때문이다. 삼성의 다섯 차례 도루 시도를 한번도 막아내지 못했다. 김지찬은 1회부터 볼넷으로 출루한 뒤 2~3루를 연거푸 훔쳤다. 호세 피렐라의 우선상안타에 가볍게 득점했다. 5회에도 도루를 추가했다. 이날만 3도루. 피렐라도 1회 적시타 이후 2루를 훔쳤다. 6회에는 김헌곤도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다만, 도루저지는 온전히 포수의 몫이 아닌 포수와 투수의 공동책임이다. 투수의 슬라이드스텝과 미세한 버릇도 중요한 이슈다. 김민식이 "투수들의 공을 많이 받아봐야 한다"라고 한 건, 공을 받으면서 투수들의 스타일까지 파악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팀에 5년만에 돌아왔다. 모르는 투수가 많다.
이날 선발투수는 좌완 오원석이었다. 1루를 보며 투구하지만, 삼성 주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마치 오원석의 투구 버릇을 알고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었다. 사실 투구 동작과 견제 동작의 차이만 간파하면 왼손투수를 상대로도 충분히 도루가 가능하다는 게 일반론이다. 6회 올라온 장지훈의 경우 사이드암이라 주자 견제에 약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도루저지율이 좋은 포수를 어렵게 모셔왔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계속 호흡을 맞춰보면서 수정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반 노바의 경우 슬라이드스텝을 간결하게 하며 조금씩 약점을 개선하고 있다.
어쨌든 SSG로서도 나머지 9개 구단에 '대놓고' 뛸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건 부담스럽다. 이제 도루저지율 9.5%. 9위 LG(21.3%)와도 격차가 크다. 투수들과 포수들, 배터리코치, 전력분석 등 관련 파트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김민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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