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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노린 건 아니고 스트라이크 존으로 오는 걸 기다렸다. 운 좋게 홈런이 됐다."
삼성 외국인타자 호세 피렐라는 올 시즌 외국인타자들 중에서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친다. 12일까지 35경기서 타율 0.396 5홈런 24타점 26득점 5도루 OPS 1.069. 타율 1위, OPS 2위, 타점 5위,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 2.67로 1위다.
피렐라는 12일 대구 SSG전서 안타와 타점, 도루를 고루 선보이며 삼성의 승리에 보탬이 됐다. 사실 '라팍'에 운집한 팬들은 11일 대구 SSG전이 더욱 짜릿했다. 6회 이반 노바의 바깥쪽 낮게 깥린 커터를 기 막히게 잡아당겨 좌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시작에 불과했다. 백미는 4-5로 뒤진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김택형에게 뽑아낸 동점 우월 솔로포였다. 초구부터 몸이 부서지듯 풀스윙을 했다. 1B2S서 145km 패스트볼이 바깥쪽 약간 높은 코스로 들어오자 여지 없었다. 풀스윙으로 밀어서 우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두 개의 홈런은 피렐라의 타격 테크닉이 얼마나 빼어난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흥미로운 건 피렐라의 반응이었다. 당시 피렐라는 홈런을 두고 "노린 건 아니고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것을 기다렸다. 운 좋게 홈런이 됐다"라고 했다.
김택형 상대 풀스윙은 홈런을 노린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 되지만, 립서비스를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을 기다렸다는 건 역시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이 넓다는 걸 의미한다. 실제 홈런 두 방 모두 볼이었다.
천하의 야시엘 푸이그(키움)가 타율 0.211이다. DJ 피터스(롯데)는 타율 0.194다. 심지어 타율 0.171의 리오 루이즈(LG)는 '유령' 타자다. 2군에 내려가면서 규정타석 미달로 순위권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스트라이크 존 정상화로 많은 타자가 어려움을 겪는다. 하물며 KBO리그 경험이 부족한 외국인타자들에겐 정말 쉽지 않은 2022시즌이다. 반면 피렐라는 전형적 배드볼히터다.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이 넓다.
스트라이크 존 정상화의 악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허삼영 감독의 분석도 있었다. 실제 스탯티즈 기준 코스별 타율을 보면 스트라이크 존 외곽에서의 타율이 상당히 높다. 바깥쪽 아주 낮은 코스를 제외하면 특별히 약한 코스가 없다. 패스트볼은 말할 것도 없고 변화구 대처능력도 상당히 좋다. 그럼에도 정말 행운의 홈런이었을까.
피렐라는 그저 경험의 힘을 얘기했다. 2년차라서 KBO리그 투수들을 파악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투수들을 많이 만나보면서 어떤 식으로 승부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도움이 된다. 타석에서 못 칠 수도 있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연습한다. 항상 우리 팀이 이긴다는 마인드로 임한다"라고 했다.
현 시점에서 2022시즌 KBO리그 최고타자는 피렐라다.
[피렐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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