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샷' 박해민, 훈훈했던 '동업자 정신'...양현종이 걱정할까 봐 뒤돌아 고통스러워했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아무리 스쳐 맞았다고 해도 머리에 공을 맞으면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LG 트윈스 박해민이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머리에 공을 맞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상황은 이랬다. 1회와 2회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던 KIA 양현종이 3회말 2사 1.2루에서 박해민을 만났다.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는 박해민은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았다. 끈질기게 승부하며 볼 카운트를 스리볼 원스트라이크로 유리하게 가져갔다. 이때 양현종의 7구째 145km 패스트볼이 손에서 빠지며 박해민의 헬멧을 강타했다. 불행 중 다행인게 헬멧 귀쪽 부분을 스치며 챙 근처에 맞아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정타로 맞지는 않았지만 '퍽'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헬멧이 튕겨져 나갔고 박해민은 배트를 던지며 그라운드로 쓰러졌다. 양 팀 감독과 코치 그리고 선수들과 잠실야구장을 찾은 많은 팬들도 깜짝 놀랐다.

특히 공을 던진 양현종과 포수 박동원의 표정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LG 트레이너도 깜짝 놀라며 경기장으로 뛰어 들어왔다. 그런데 박해민이 혼자 힘으로 벌떡 일어났다. 박동원이 보는 앞에서는 괜찮다고 했지만 등을 돌리고 있을 때는 머리를 움켜잡으며 고통스러워했다.

양현종에게도 먼저 다가가 "괜찮아요"라는 말과 함께 따뜻한 스킨십으로 안심시켰다. 양현종이 많이 걱정할까 봐 "괜찮다"라고는 했지만 보지 않을 때는 1루 베이스 쪽에 앉아 머리를 감싸 쥐며 고통을 호소했다.

여기서 "괜찮다"라는 말은 '부상 없이 아무 문제 없다'라는 의미가 아닌 '참고 견딜만하다'라는 뜻이었다. 상대 선수를 걱정시키지 않겠다는 동업자 정신이 빛난 것이었다.

한편 박해민은 이날 2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6경기 연속 안타 행진도 이어갔다. 하지만 7회초 수비에서 선수 보호 차원으로 김민성과 교체됐다.

헤드샷 자동 퇴장을 당한 양현종은 KBO리그 역대 4번째 이자 역대 최연소 150승 기록 달성을 다음 경기로 미루게 됐다. 다음 등판은 19일 부산 롯데전으로 예정돼있다.

[양현종의 145km 패스트볼에 헤드샷을 당한 박해민.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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