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최형우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고 번트까지 한다고?
117타수 27안타 0홈런 타율 0.231
KIA 타이거즈 최형우에게는 매우 낯선 숫자들이다.
최형우는 2002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신인왕, 타격왕(2회), 타점왕(2회), 홈런왕 등 타자가 받을 수 있는 모든 상을 수상한 '리빙 레전드'다.
통산 타율 타율 0.314, 342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최고 클러치히터지만 시즌 초 성적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는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는 중심장액성 맥락망막병증으로 정타가 감소했고 이로 인해 타격 지표도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병에서 회복했고 건강한 상태다. 하지만 타격 타이밍을 전혀 맞추지 못하고 있다. 많은 나이로 예전보다 신체적 능력이 떨어졌다. 배트 스피드가 떨어지니 빠른 공에 대한 반응 속도가 예전 같지 않다. 낮은 타율도 문제지만 홈런이 하나도 없다.
일각에서는 '에이징 커브'가 온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타율 0.354(1위) OPS 1.023(2위) 28홈런 115타점을 기록하며 리그를 호령했던 타자다.
뚝 떨어진 페이스에 최형우는 변화를 택했다. 볼을 끝까지 보며 눈 야구를 펼치고 있고 현재 리그 전체 볼넷 1위(29개)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많은 타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최형우는 다르다. 안타보다 볼넷이 많다. 안타를 많이 생산 못하더라도 눈 야구로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다. 김종국 감독도 "타율은 낮지만, 높은 출루율에 주목해달라"며 최형우에 대한 믿음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팀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호랑이 군단의 젊은 선수들의 귀감을 되고 있다. 지난 13일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까지 했다. 3회초 1사 3루서 황대인의 좌익수 방면 뜬공 때 태그업. 전력 질주로 득점에 성공했다.
최형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간절함에서 나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이었다. 김현수의 송구가 좋아서 아웃될 수도 있겠다 싶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팀에 뭔가 불어넣고 싶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6일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는 프로 데뷔 21년 만의 첫 번트 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형우는 통산 희생번트도 단 4개뿐인 선수로 지난 2010년 이후 12년 만에 번트를 성공시켰다.
이처럼 '불혹의 리빙 레전드' 최형우는 팀에 도움이 되고자 변화를 선택했다. KIA의 젊은 유망주들은 최고참 선수 최형우의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와 번뜩이는 재치에 많은 것을 보고 배운다. 좋은 행동과 습관뿐 아니라 기술적 조언까지 얻으면서 KIA의 기량은 전체적으로 발전한다.
[허슬플레이로 팀에 도움을 주고자 했던 최형우.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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