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서울에서 태어나 매년 유광점프를 살 정도로 ‘모태 LG팬’인 지인이 자리에 앉자마자 하소연, 아니 불만을 토해냈다. 도대체 LG는 외국인 타자를 누가 뽑느냐? 국제 스카우트는 도대체 무엇 하는 사람이냐? 무사히(?) 한국을 떠난 용병이 언제 적인지 모르겠다 등등 불만을 쏟아냈다.
아마도 LG팬들이라면 이 불만에 모두 공감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지금 1위를 달리고 있는 SSG와 3경기차로 추격중인데 용병 타자만 잘했다면 SSG를 따돌릴 수도 있을텐데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정말 LG 외국인 타자 리오 루이즈(28)는 답이 안보인다. LG가 올 시즌에 앞서 총액 100만 달러에 영입한 루이즈는 타율 1할7푼1리에 그치며 KBO 리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지난 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루이즈는 2군에서도 타격 컨디션을 끌어 올리지 못하고 헤매는 중이다. 아마도 조만간 ‘고향앞으로’ 명령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LG이 용병 흑역사는 오래됐다. 지인의 기억으로는 무사히 한국을 떠난 외국인 타자는 페타지니가 가장 최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모스도 있고 히메네스도 있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이 외국인 선수들 조차도 재계약을 해줬더니만 다음 시즌에는 부상이나 성적 부진으로 퇴출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LG 외국인 타자가 퇴출당하지 않고 한국을 떠난 선수가 누구인지 찾아봤다. 정말 페타지니 이후에는 한명도 없었다.
그럼 페타지니가 언제적 선수인지 LG의 흑역사를 찾아 시간여행을 떠났다. 페타지니는 2008년 LG유니폼을 입었다. 첫해에는 68경기에 나서 3할4푼7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68경기 밖에 출장하지 않은 이유는 그가 투수 제이미 브라운의 대체 용병이었기 때문이다.
LG는 2009년 미련없이 페타지니와 재계약했다. 그는 115경기에서 타율 3할3푼2리 26홈런 100타점을 올렸다. 용병제도가 도입된 1998년 이후 지금까지 이만한 선수는 없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LG 팬들은 그를 ‘갓타지니’ ‘페타신’ 등으로 불렀다.
LG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페타지니는 이듬해 일본 프로야구로 복귀, 소프트뱅크에서 한시즌만 뛰고 은퇴했다. 이후 LG는 2013년까지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지 않고 투수만 뽑았다.
2014년 LG는 조쉬 벨을 선발했지만 시즌 중반에 퇴출하고 브래드 스나이더를 영입했다. 시즌 끝남과 동시에 퇴출.
2015년에도 흑역사는 이어졌다. 잭 한나한을 방출하고 베네주엘라 출신 루이스 히메네스를 영영입했다. 히메네스는 70경기에서 3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이듬해 재계약에 성공했다.
2016년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뛰면서 135경기에서 타율 3할8리 26홈런을 기록하며 페타지니의 성공신화를 잇는 듯 했다. 2017년 재계약은 불문가지. 하지만 히메네스는 시즌 중반 부상으로 퇴출당했다. 부상만 없었다면 LG팬들에게 페타지니를 잇는 역대급 외국인 타자라는 칭송을 들을 뻔 했는데 결국 ‘부상 퇴출’이라는 나쁜 기억만 남게 됐다.
히메네스의 대타는 제임스 로니는 23경기만 뛰고 시즌 중 임의 탈퇴를 당했다. 2018년에는 쿠바 출신의 아도니스 가르시아를 영입했다. 타율 3할3푼9리로 엄청난 방망이 실력을 자랑했지만 그는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렸다. 출전 경기수가 50게임 밖에 되지 않았다. 결국 시즌후 LG는 결별을 통보했다.
이후 라모스가 LG의 잔혹한 용병 흑역사를 끊는 주인공인 듯 했다. 2020년 38홈런에 2할7푼8리의 타율을 선보이며 2021년에도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51경기 2할4푼3리의 부진한 성적 때문에 6월27일 방출됐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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