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윤욱재 기자] 왜 그가 다시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KT 박병호(36)는 어떻게 154km 강속구를 때려 홈런을 터뜨렸을까.
박병호는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와의 시즌 4차전에서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결정적인 동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약속의 8회'를 현실로 만들었다.
KT는 이날 경기 전까지 4연패 수렁에 빠져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KT는 7회까지 무득점에 그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선발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7이닝을 2점으로 막고도 패전투수가 될 위기였다.
역시 해결사로 등장한 사나이는 박병호였다. 지금 '천재타자' 강백호도, 외국인타자 헨리 라모스도 없는 KT 타선은 박병호만 믿고 가는 수밖에 없다.
8회말 2사 2루 찬스. 박병호가 상대한 투수는 정우영이었다. 정우영은 150km대 강속구로 중무장한 리그 최고의 불펜투수 중 1명이다.
박병호는 정우영이 연달아 빠른 공을 던지면서 순식간에 2스트라이크로 코너에 몰렸다. 초구는 헛스윙을 했지만 2구째 파울 타구를 날리며 조금씩 정우영의 투구에 타이밍을 맞춰 가던 박병호는 3구째 154km 투심 패스트볼이 바깥쪽으로 들어오자 주저 없이 밀어쳤고 이는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2점홈런으로 이어졌다. KT가 단숨에 2-2 동점을 이룬 것이다.
KT가 또 한번 무기력한 패배를 당하는 듯 했지만 박병호의 한방으로 경기 분위기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결국 KT는 9회말 조용호의 끝내기 안타로 3-2 승리를 거두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박병호가 공수에서 맹활약하면서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다"라고 흡족함을 감추지 않았다.
경기 후 박병호는 "팀이 연패 중이었고 다소 침체된 상황이었는데 홈런 한방으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또 끝내기 승리로 연결돼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그는 정우영의 154km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동점 홈런을 날린 것에 대해서는 "최근 정우영을 살펴보니 패스트볼 비율이 높았고 초구도 너무 좋은 공이 들어오더라"면서 "그래서 빠르게 타이밍을 잡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게 홈런으로 연결됐다"라고 말했다. 한방의 힘이 이렇게 무섭다.
박병호는 벌써 시즌 13호 홈런을 기록하면서 홈런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부활에 성공한 김에 홈런왕까지 노릴 수 있는 위치다. 아울러 개인 통산 340호 홈런을 기록하며 '레전드' 장종훈 전 한화 코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병호가 빠르게 부활하지 않았다면 '장종훈 신화'를 마주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 터. 이제 통산 홈런 공동 6위에 오른 박병호는 통산 342홈런을 기록 중인 최형우(KIA)를 2개차로 바짝 따라 붙은 상태다. 과연 박병호의 통산 홈런 순위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KT 박병호가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KT의 경기 2-0으로 뒤지던 8회말 2사 3루에서 정우영을 상대로 동점 투런 홈런을 때리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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