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아니야 여보, 나 말고 경기장에 있는 팬들 보면서 세리머니 해” 걸그룹 티아라 출신 소연이 예비신랑이자 국가대표 수비수인 조유민(대전하나 시티즌)에게 건넨 말이다.
조유민은 23일에 발표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4년 전 김학범 감독이 이끌던 U-23(23세 이하) 대표팀에 발탁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조유민은 이번에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이번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대표팀 주축 수비수 김민재(페네르바체)와 박지수(김천상무)가 부상을 당했다. 둘 모두 오른발잡이 센터백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 둘의 공백을 채워줄 선수로 조유민을 택했다. 28명 엔트리 중 유일하게 2부리그(K리그2) 소속이다. 그만큼 벤투 감독의 믿음이 강했다고 볼 수 있다.
조유민에게 팬들이 붙여준 애칭은 ‘대전 라모스’다. 세계적인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스페인)에 빗댄 별명이다. 라모스처럼 '골도 잘 넣는 수비수'이기 때문이다. 조유민 역시 “영광스러운 애칭이다. 어릴 적부터 라모스가 제 롤모델이었다”며 기뻐했다.
조유민의 공격 본능은 대표팀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올 시즌 리그 13경기 출전해 벌써 5골을 넣었다. 프로 4년 반 동안 넣은 13골 중 5골이 올해 상반기에 나왔다. 이 흐름대로면 대표팀에 뽑히자마자 A매치 데뷔골까지 넣을 기세다.
23일 조유민과 전화 인터뷰를 나누던 중 A매치 데뷔골 세리머니가 궁금해졌다. ‘혹시 골을 넣으면 예비신부 소연 씨에게 세리머니를 하실 건가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아니요.” 그 이유를 묻자 아내가 조유민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골 넣으면 직관 응원 온 팬들 보면서 세리머니 해. 날 위한 세리머니는 집에 와서도 할 수 있잖아. 팬들은 경기장 아니면 그 세리머니 못 봐.”
조유민은 “아내는 생각이 깊은 사람이다. 옆에서 보고 배울 점이 많다”면서 “항상 경기장에 있는 팬들을 먼저 챙기라고 한다. 아내의 현명한 내조 덕분에 제가 국가대표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A매치에서 골을 넣으면 아내와 팬들이 모두 좋아할만한 세리머니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조유민은 “벤투 감독님은 수비 빌드업을 강조하는 분이다. 그동안 대표팀 경기를 보면서 ‘나도 벤투 감독님 아래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번에 그 기회가 왔다. 제 장점을 최대한 발휘해서 팀에 도움을 주겠다”고 다짐했다.
벤투 감독은 '뉴 페이스' 조유민 발탁 배경에 대해 “적극성이 강한 수비수다. 빌드업도 쉽게 잘한다. 기술적으로도 안정적인 선수"라고 칭찬하면서 ”대표팀 중앙 수비수 구성에 문제가 있는 지금이 조유민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 = 소연 SNS,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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