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제 자리'로 돌아가는 중이다. 순위와 현장의 행태까지 마치 재작년을 떠오르게 만든다.
롯데는 2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5차전 '유통사 라이벌' 맞대결에서 1-9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롯데의 '루징시리즈'는 확정됐다.
롯데는 2021시즌 65승 8무 71패 승률 0.478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한 뒤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에 들어갔다.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손아섭을 잡지 않았고, 소위 '게임체인저'라고 불리는 거물급 자원이 쏟아진 FA 시장에서도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유일한 지출은 정훈의 잔류를 이끌어내는 것 뿐이었다.
롯데는 공백이 생긴 전력을 메우기에 급급했다. 2년 동안 롯데의 내야를 탄탄하게 지켜냈던 딕슨 마차도와 결별하면서 생긴 유격수는 각 구단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선수, 손아섭의 공백은 '신인급' 선수들로 대체하겠다는 구상을 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롯데는 팀 컬러의 변화도 가져갔다. "다양한 득점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래리 서튼 감독은 '발야구'에 대한 뜻을 밝혔다.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으나 롯데 야구가 가장 많은 인기를 끌고,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의 야구와는 전혀 다른 야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롯데는 운동신경이 뛰어난 젊은 선수들을 스프링캠프에 대거 초청, 한 베이스를 더 가고, 상대에게는 한 베이스를 덜 내주는 '디테일'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성민규 단장과 서튼 감독의 구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주자만 나가면 번트를 댔지만, 성공률은 매우 저조했다. 25일 경기가 끝난 시점에서 희생번트 후 득점률은 5할로 리그 7위에 불과하다. 발야구도 먹혀들지 않았다. 롯데의 올 시즌 견제사는 총 4차례로 리그 공동 1위, 도루 실패도 17개로 가장 많다. 성공률은 단 51.4%로 이마저도 리그 꼴등이다.
수비도 문제다. 지난해 최저 실책(85개, 리그 10위)을 기록했던 롯데는 마차도가 빠진 뒤 올해 46개(리그 2위)의 실책을 기록 중이다. 통하지 않는 발야구에 수비까지 흔들리고 있다. 야구는 게임이 아닌 현실인데, 결국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히려 한 꼴이 됐다.
결국 14승 1무 9패 승률 0.609로 지난 2012년(1위) 이후 10년 만에 2위 이상의 성적으로 4월을 보내고 5월 1일 경기를 마친 시점에서 +6승을 기록했던 롯데는 25일 SSG에 패하면서 승패마진을 모두 깎아먹었다. 여느 시즌과 마찬가지로 '제 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다.
성적과 함께 현장의 행태도 '기존'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전임 감독 시절과 마찬가지로 '잡음'도 끊이질 않는다. 레임덕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연장 계약을 맺었으나, 감독으로서의 의견과 견해, 배경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에 돌아오는 것은 감정적인 대답뿐이다. "현장과 미디어의 관점은 다를 수 있다"는 자신이 내뱉은 말과는 상반되는 행보다.
잡음이 들끓는 팀이 잘 풀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선수들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롯데가 올 시즌을 또다시 하위권에 마친다면, 지금의 체제가 지속될 수 있을까.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래리 서튼.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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