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저랑 신수 형은 완전히 다른 유형이다."
최근 SSG 베테랑 추신수는 '3출루론'를 얘기했다. 리드오프로서 안타든 볼넷이든 하루에 세 차례 출루하면 베스트라는 것이다. 아무리 잘 치는 타자도 매일 2~3개의 안타를 치는 건 불가능하다. 결국 볼넷에 의한 출루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추신수는 25일까지 순출루율 0.172로 리그 1위다. 2001년 펠릭스 호세(당시 롯데)의 0.168을 넘어 역대 최고 순출루율에 도전한다. 흥미로운 건 추신수와 함께 주전 테이블세터를 맡는 최지훈이 추신수의 3출루론을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는 안타를 향한 본능이 들끓는다는 점이다.
최지훈은 26일 인천 롯데전을 앞두고 "저랑 신수 형은 완전히 다른 유형이다. 신수 형이 세 번 출루가 목표라고 했는데, 나는 솔직히 볼넷보다 안타로 출루하고 싶다. 안타 욕심이 많다. 잘 쳐서 나가고 싶다"라고 했다.
물론 "내가 아직 어려서 그런가"라고도 했다. 대선배 추신수의 야구 철학을 이해한다고 했지만, 최지훈은 안타를 치지 못하는 게 그저 분하다. "안타를 쳤다고 그렇게 기분이 좋은 건 아닌데, 안타를 못 치면 너무 기분이 안 좋다. 못 칠 때 나락으로 빠지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만큼 야구에 대한 최지훈의 욕심이 대단하다. 26일까지 47경기서 181타수 55안타 타율 0.304 3홈런 16타점 29득점 6도루 OPS 0.822. 풀타임 3년차를 맞이해 가장 좋은 페이스를 선보인다. 이제 경험을 통해 프로 투수들에게도 적응이 됐고, 임기응변능력도 생겼다.
홈런에 대한 욕심도 있다. 타자라면 당연하다. "3할보다 홈런 15~20개"라고 했다. 그러나 "두 자릿수를 겨우 채울 정도라면 3할이 좋다"라고 했다. 최지훈이 홈런타자는 아니다. 볼넷보다 안타를 선호한다고 분명히 밝혔지만, 136경기서 5홈런을 친 작년보다 홈런 페이스가 빠르다고 해서 홈런을 노리지 않는다.
최지훈은 동국대를 졸업했다. 고졸 신인들보다 4년간 프로에서 더 준비했다. "고졸 신인이 성숙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 확실히 대졸 신인들은 좀 더 성숙한 상태로 프로에 오는 것 같다"라고 했다. 냉정한 마인드를 가졌다. 그는 "나보다 홈런을 더 많이 치는 타자가 즐비하다. 홈런 말고도 팀에 기여할 방법은 많다"라고 했다.
아직 만 25세, 3년차의 젊은 피다. 첫 시즌부터 1군 주축멤버로 자리매김했다. 이젠 어엿한 주전 중견수다. 기본적으로 테이블세터라면 팀을 위해 출루를 중시하는 게 맞다. 그러나 테이블세터가 매 타석 출루만 하면 되는 것도 아니고, 해결능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최지훈의 출루율 0.374도 충분히 준수하다.
최지훈의 야구는 좀 더 경험을 쌓으면서 단단해질 기회가 있다. 추신수와는 다른, 그러나 추신수처럼 SSG를 대표하는 간판으로 성장하는 코스를 밟고 있다.
[최지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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