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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로축구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이 24일 인천공항에서 입국하고 있다. /곽경훈 기자]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토트넘)이 26일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을 방문했다고 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소식은 손흥민이 회계법인 관계자들에게 박수 갈채를 받으며 법인 사무실에 입장하는 짧은 영상이 여의도 금융권을 중심으로 확산하며 알려졌다.
손흥민이 웃는 얼굴로 서울 용산 회계법인 사무실에 들어서자, 복도 양 옆에 줄지어 선 직원들이 연신 ‘쏘니(Sonny·손흥민 별명)’를 외치는 장면이다.
지난 24일 EPL 득점왕 트로피인 ‘골든부트(golden boot·황금신발)’를 들고 금의환향한 손흥민이 귀국 이틀 만에 회계사를 만나러 간 이유는 뭘까.
업계에 따르면 그는 삼일회계법인이 대리한 지난해 종합소득세 신고분 등을 확인하기 위해 법인 사무실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에서 활약하는 운동선수에게 부과되는 우리나라 소득세는 꽤 복잡한 문제다. 현행 소득세법은 ‘국내 거주자’에게 납세 의무를 지운다. 여기서 거주자란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의 거소(居所)를 둔 개인’이다.
상당 기간을 해외에 체류하는 월드스타의 경우, ‘국내 거주자’로 볼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된다. 세무당국은 선수가 국내에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있는지, 국내 소득 현황은 어떤지, 국내 자산을 어떤 목적으로 보유 중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세금을 거둔다.
성실한 납세자로 알려진 손흥민은 영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 국세청에도 매년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고 있다. 손흥민의 연봉은 1000만파운드(약 160억원).
언론 보도에 따르면 손흥민은 지난해 상반기 광고 모델료로 36억원을 벌었다. 상반기 연봉 79억원을 합산하면 지난해 1~6월에만 115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간 손흥민은 FIFA와 스포츠 브랜드 뿐아니라 자동차(볼보), 금융(하나금융), 식음료(CJ제일제당·농심·빙그레·코라콜라), 시계(태그호이어), 통신사(SK텔레콤), 샴푸(TS), 면도기(질레트), 안마의자(바디프랜드) 등 다양한 영역에서 광고 모델로 활약해왔다.
한 유명 스포츠 에이전트는 “‘국민 영웅’으로 사랑받는 손흥민이 세금 몇 푼 아끼겠다고 꼼수를 피웠다간 여론의 역풍은 물론, 미래의 광고 수입에서도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대로 자기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0년 손흥민이 창출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1조9885억원으로 추산된다. 지금은 몸값이 더욱 치솟은 만큼, ‘손흥민 효과’ 역시 그에 비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납세의 의무’ 또한 무거워지겠지만 말이다. 왕관을 쓴 자는 그 무게를 견뎌야 하는 법이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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