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LG와 SSG의 시범경기가 열렸던 3월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다름 아닌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광현이 국내 복귀 후 첫 실전에 나서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주인공은 다른 선수였다. 바로 LG의 내야수 송찬의였다. 송찬의는 2회초 이반 노바의 150km 투심 패스트볼을 때려 좌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린데 이어 7회초 김광현의 150km 직구도 공략해 좌월 솔로홈런을 날리며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이미 김광현은 경기 종료 후 인터뷰가 예정돼 있었지만 그렇다고 송찬의의 소감을 들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따라서 김광현의 인터뷰에 앞서 송찬의의 인터뷰가 실시됐다. 당시 취재진의 규모는 한국시리즈를 방불케했는데 송찬의는 얼떨결에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 인터뷰를 갖게 됐다. 송찬의는 "군대에 있으면서 생각을 많이 했다. 야구는 내가 해야 하는 것이고 자신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면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말에 "신인왕보다는 팀의 목표가 우승인 만큼 우승에 일조하는 것이 목표"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처럼 송찬의는 시범경기에서만 홈런 6개를 날리며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것이 그에게 부담으로 다가왔을까. 막상 정규시즌이 개막하자 그의 방망이는 움츠러들었고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2군행 통보를 받아야 했다. 당시 그의 타율은 .188(16타수 3안타)에 불과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개막 초반에는 신인급 선수가 아니더라도 설레기도 하고 긴장감도 커진다"라면서 "시범경기에서 너무 많은 주목을 받아서 그 이상으로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2군에서 절치부심한 송찬의는 지난 24일 잠실 키움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등록되면서 복귀를 알렸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입증했다.
1군 복귀 후 5경기에서 타율 .364(22타수 8안타) 2홈런 5타점을 쓸어 담은 송찬의는 마치 시범경기에서의 돌풍을 재현하고 있는 듯 하다. 류지현 감독은 "개막 초반에는 여유가 없는 모습이었지만 2군에서 정립을 해서 돌아온 상태"라고 말했다. 그만큼 '준비된 자'에게는 기회가 따르는 법이다.
하마터면 '시범경기 홈런왕'이란 타이틀만 남을 뻔했던 송찬의는 이제 정규시즌에서도 시범경기의 돌풍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LG는 마침 외국인타자 리오 루이즈와 결별 단계를 밟고 있고 주전 2루수였던 서건창도 타율 .203로 부진하고 있어 내야진 재정비가 필요한 참이었다. 그래서 송찬의의 뜨거운 타격감이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LG 송찬의가 2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2회말 선두타자 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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