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마음으로는, 정말 잘 하면 좋겠다."
메이저리그에서만 통산 90승을 쌓은 SSG 외국인투수 이반 노바. 지난 2개월간의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10경기서 3승2패 평균자책점 5.77. 퀄리티스타트도 5회에 불과했다. 피안타율 0.276, WHIP 1.42.
SSG는 지난 1~2년간 외국인투수들의 부상 이슈로 골머리를 앓았다. 노바가 나이(35세)가 좀 있어도 건강하게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해줄 것이라고 믿고 뽑았다. 과거 수술 경력 이후 투심을 앞세워 안정적인 땅볼 투수가 된 것도 높은 점수를 매긴 요인이었다. 구위가 좀 떨어져도, 탁월한 커맨드를 과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모든 부분에서 정반대다. 일단 구위는 메이저리그 시절에 비해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47.2km다. 148km의 윌머 폰트와 거의 차이가 없다. 김원형 감독도 "구위는 괜찮다. 강하게 던지면서도 부드럽다"라고 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제구력과 커맨드가 흔들린다. 4⅓이닝 동안 10개의 안타를 맞고 7실점한 28일 광주 KIA전이 대표적인 경기다. 올 시즌 노바 등판 경기를 보면, 포수가 원하는 코스대로 공이 들어가지 않아 사인을 오래 주고 받기도 한다.
김 감독은 "스트라이크와 볼의 편차가 심할 때가 있다. 제구가 엉망인 투수는 아니다. 어제 같은 경기도 누구나 시즌 중 나올 수 있다. 다만, 제구가 생각만큼은 아니다"라고 했다. 시즌 초반 약점으로 지적된 미흡한 주자견제능력은 슬라이드 스텝의 개선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그러나 정작 타자를 좀 더 효율적으로 상대하는 게 과제다.
김 감독이 그런 노바가 안타까운 건 마운드 밖에서의 모습 때문이다. 이 역시 메이저리그 90승 투수에게서 흔히 연상되는 모습과 정반대다. 과거 화려한 커리어를 앞세워 거들먹거렸던 수 많은 외국인선수와 딴판이다.
김 감독은 "그 정도의 커리어가 있는데 주변사람들에게 정말 잘 한다. 성격이 너무 좋고 예의도 바른 선수다. 못 던질 때마다 미안해한다"라고 했다. 부진한 날 감독실로 찾아가 미안함을 표시했다는 사연이 몇 차례 알려진 상태다.
김 감독은 노바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란다. "마음으로는, 정말 잘 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SSG 사람들도 같은 마음이다. 어차피 나이가 많아서 메이저리그에 돌아가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국에서 부와 명예를 누리려면 결국 야구를 잘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성적만 보면 좀 더 분발해야 한다.
[노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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