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통산 151승'으로 타이거즈 역사를 새롭게 쓴 양현종이 5실점 경기를 펼쳤다. 결과는 좋았지만, 과정이 너무나도 좋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양현종은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4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102구, 4피안타(1피홈런) 4볼넷 5탈삼진 5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다.
양현종은 31일 경기 전까지 개인 통산 151승과 함께 개인 4연승을 질주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았다. 하지만 분명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제구는 평소보다 좋지 않았고, 실책의 불운까지 겹쳤다. 그 결과 미국 무대를 경험하고 돌아온 뒤 가장 많은 5실점 경기를 펼쳤다.
출발이 썩 좋지 않았다. 양현종은 1회 선두타자 허경민과 7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다. 그리고 142km의 몸쪽 낮은 직구를 위닝샷으로 뿌렸으나, 타구는 잠실구장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이후 페르난데스와 10구 승부 끝에 삼진을 잡아내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으나, 강승호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투구는 이어졌다. 하지만 김재환에게 삼진을 뽑아낸 뒤 도루 저지를 통해 힘겹게 이닝을 마쳤다.
대량 실점은 2회에 나왔다. 양현종은 2회 시작부터 양석환과 김재호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주며 크게 흔들렸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후속타자 정수빈의 희생번트 때 박동원이 1루 주자를 잡아내기 위해 2루에 공을 뿌렸으나, 모든 주자가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양현종은 무사 만루의 대량 실점 위기에서 장승현에게 1타점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한숨을 돌릴 틈이 없었다. 양현종은 안권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허경민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3실점째를 마크했다. 그리고 불운도 겹쳤다. 두산 벤치는 1, 3루에서 더블스틸 작전을 걸었다. 포수 박동원은 1루 주자를 잡아내기 위해 2루에 공을 뿌렸으나 이를 양현종이 커트했다.
양현종은 자연스럽게 1루 주자를 견제하는 모션을 취했고, 이 틈에 3루 주자 정수빈이 홈으로 질주했다. 이를 본 양현종은 급하게 홈을 향해 공을 뿌렸으나, 악송구로 이어졌다. 결국 허무하게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다. 양현종은 이어지는 위기 상황에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내준 후에야 이닝을 마쳤다.
1~2회에만 5점을 헌납한 양현종은 3회부터 조금씩 안정을 찾기 시작했지만, 두산 선발 최승용도 군더더기 없는 투구를 펼치고 있었기 때문에 패전 투수가 될 가능성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5회 타선이 대폭발하며 6점을 뽑아냈고, 양현종은 순식간에 패전 위기를 벗어났다.
양현종은 역전에 성공한 뒤에도 볼넷을 헌납하는 등 아슬아슬한 투구가 이어졌지만, 1점 차의 리드를 지켜내며 5회를 마쳤고, 승리 요건을 갖췄다. 제구 난조와 각종 불운이 겹쳤지만, KIA 타선은 '에이스'를 외롭게 놔두지 않았다. 올 시즌 최악의 투구에도 불구하고 양현종은 시즌 5승(2패)째를 손에 넣으며, 개인 5연승을 달렸다. 지옥과 천국을 오간 양현종의 시즌 11번째 등판이었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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